[어저께TV] '비밀의문', 이토록 무모한 청춘 예찬
OSEN 김윤지 기자
발행 2014.11.25 07: 05

청춘은 때론 무모하다. 청춘의 무모함이 마냥 아름다운 순간도 있지만, 세상을 바꾸는 것이 꿈이라면 전략이나 명분, 인내심 등 좀 더 많은 것이 필요하다. 
지난 24일 오후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비밀의 문'(극본 윤선주, 연출 김형식) 19회에서는 평민들의 과거시험 응시를 두고 대립하는 이선(이제훈)과 영조(한석규)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이선의 고군분투 끝에 평민들은 과거시험을 볼 수 있었다. 영조(한석규)는 분노했다. 그는 어영대장 홍봉한(김명국)에게 평민들을 진압하여 시험을 중단하라 명했다. 백성들과 이종성(전국환)이 어여청의 군사를 막았지만, 매 맞는 백성들만 늘어날 뿐이었다. 이선은 과거를 강행했고, 채제공(최원영)의 등장으로 진압은 중단됐다. 장원 급제자는 평민 출신이었다.

기쁨도 잠시, 영조는 이선에게 모든 죄를 이종성에게 덮어 이종성을 직접 벌하라 명했다. 이선은 영조의 명을 거부하며 차라리 저위를 포기하겠다고 응수했다. 하지만 이종성과 채제공의 간곡한 만류에 이선은 일보 후퇴했다. 유배지로 떠난 이종성이나, 스스로 관복을 포기한 평민 출신 과거 합격자들은 꼭 주군이 되라며 이선을 위로했다.
이날 이선은 영조 앞에 뜻을 꺾었다. 일방적인 패배는 아니었다. 영조는 조선의 근간을 뒤흔드는 이선의 행동에 일종의 위협을 느꼈다. 이종성과 채제공은 이선을 위해 목숨을 걸었다. 노론 민백상까지 흔들렸다. 영조에겐 "피땀으로 일군 조선이 제대로 이어질까" "그놈이 가진 정치력의 정체는 과연 무엇일까"등의 궁금증이 남았다.
답은 이종성의 대사에 있었다. 이종성은 조재호(김승욱)에게 후사를 부탁했다. 이종성은 이선에 대해 "지나치게 파격적이다. 파격적이다 못해 무모하다. 그러나 그것이 젊음이다"라고 말했다. 또 "아무리 무모해도 충심에 백성이 있다면, 그 손을 잡고 기꺼이 실패해 주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아우였다면 한 대 때렸다는 채제공의 본심도 이선을 지지하고 있었다.
그렇다. '비밀의 문'에서 그려지는 이선은 만민이 평등한 세상을 꿈꾸는 이상주의자다. 백성을 위하는 마음은 같지만, 방법에서 영조와 대척점에 있다. 영조는 '위태로운 물건' 권력을 쥐고 조선을 지켜왔다. 영조에겐 그럴만한 과거사가 있지만, 이선은 그렇지 않다. 1회부터 지금껏 이선이 지고지순한 이상주의자라는 것을 설명했을 뿐 명분은 주지 못했다. 맹의에서 출발한 살인사건만으론 부족했다. '무모한 청춘' 이선이 신하와 백성들에게 지지를 얻을지언정 시청자들의 응원을 받지 못하는 이유기도 했다.   
jay@osen.co.kr
'비밀의 문'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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