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9연승의 원동력, 승패 여부와 별개인 일정한 휴식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4.11.25 08: 22

승패병가지상사(勝敗兵家之常事)라고 했다. 이기고 지는 것은 병가에서 일상적인 일이다는 뜻이다. 이겼다고 크게 기뻐할 일도 아니고, 졌다고 낙심할 일도 아니라는 뜻이기도 하다. 승패병가지상사는 축구에서도 적용된다. 축구에서 이기고 지는 것은 흔한 일이다. 그만큼 승패 여부가 다른 일상에 영향을 끼쳐서도 안된다.
이미 지난 8일 제주 유나이티드와 원정경기서 우승을 조기에 확정지은 전북 현대는 이번 시즌 일정한 패턴으로 움직였다. 주중 경기가 있을 때는 불가능하지만 주말 경기를 소화하고는 2~3일 동안 선수들이 팀훈련을 소화하지 않고 자유롭게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도록 했다.
경기의 승패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었다. 지난 8월 23일 FC 서울과 홈경기서 패배한 뒤 31일 전남 드래곤즈와 원정경기서 져서 이번 시즌 첫 리그 연패를 했을 당시에도 이 패턴은 그대로 유지됐다. 연패를 했다고 해서 예정됐던 휴식이 취소되는 일은 없었다. 전북 최강희 감독은 선수들에게 특별한 것을 주문하기보다는 평소와 같은 모습으로 돌아오기를 바랄 뿐이었다.

최강희 감독의 결정은 장기적으로 큰 도움이 됐다. 휴식을 취소하고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했다면 1~2경기는 좋은 효과를 봤을 수도 있다. 하지만 만약 그 다음 경기의 결과도 좋지 않았다면, 선수단의 분위기는 더욱 떨어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선수들이 가지는 부담 또한 몇 배가 커졌을 것이다. 하지만 전북은 평소와 같이 경기를 준비한 만큼 부담감은 적었다. 오히려 연패 전의 연승 때의 모습으로 빠르게 돌아갔다.
승패 여부와 별개로 주어지는 휴식은 선수들에게는 매우 고마운 시간이었다. 전주에서 가족과 함께 사는 선수들에게는 가족과 편안하게 지낼 수 있는 달콤한 시간이 됐고, 숙소 생활을 하는 선수들은 가족과 지인들을 만나러 갈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이 됐다. 선수들은 이 시간을 통해 육체적인 피로는 물론 정신적인 압박감까지 모두 떨쳐낼 수 있었다.
선수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휴식을 경기의 결과로 보답했다. 전북은 10월 1일 제주전을 시작으로 지난 22일 수원 삼성전까지 9연승을 달렸다. 7연승을 했을 때 우승을 달성한 만큼 중간에 동기부여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걱정의 시선도 있었지만 기우였다. 전북은 오히려 더욱 강해진 모습을 보였다. 수원전을 마친 전북 선수단은 25일까지 휴식을 취한다. 그리고 26일부터 리그 최종전에서 10연승을 기록하기 위해 구슬땀을 흘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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