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외의 조합이었던 김성주와 정형돈이 찰진 케미로 맛깔 나는 재미를 만들어내고 있다. 한 번도 MC 호흡을 맞춰 본 적이 없던 김성주와 정형돈이 JTBC ‘냉장고를 부탁해’를 통해 만난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까지만 해도 이들이 어떤 호흡을 보여줄지 예상할 수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김성주와 정형돈 각각 다른 스타일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 김성주는 Mnet ‘슈퍼스타K’ 등에서 볼 수 있듯이 상황을 설명하고 쫄깃한 진행을 하는 전형적인 MC 스타일이라면 정형돈은 MBC에브리원 ‘주간 아이돌’에서처럼 좀 더 자유분방한 스타일의 진행자다.
이에 김성주와 정형돈의 조합이 어떨지 쉽게 예상할 수 없었던 상황.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이렇게 차지고 맛깔 나는 조합이 없다. 첫 방송부터 전혀 어색함 없이 프로그램을 끌고 가는 모습이 몇 년 호흡을 맞춘 듯했다. 음식프로그램을 더욱 맛있게 만드는 매력을 가진, ‘냉장고를 부탁해’의 MC로 적합한 인물들이었다.

정형돈이 자유롭게 게스트들의 사생활을 캐고 직언을 하고 출연자들의 캐릭터를 잡아내 재미를 유발한다면 김성주는 상황과 멘트를 정리해주는 역할을 한다. 또한 김성주와 정형돈은 타이밍을 잘 봐가며 멘트를 날린다. 서로 조금이라도 더 멘트를 하려고 욕심내지도 않고 적절하게 강약조절을 해가며 진행, 전혀 지루할 틈이 없다.
첫 방송에서 찰떡같은 호흡을 보여준 이들은 2회 방송에서는 더욱 물이 올랐다. 지난 24일 방송에서는 정형돈이 게스트 이규혁이 3대가 같이 살고 있는 것을 언급하며 “냉장고를 떼어 와서 할머니가 아사 직전이시라고”라고 농담하자 김성주를 또 이를 받아서 할머니 목소리로 “누가 냉장고를 떼어 갔어?”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두 사람의 호흡은 셰프들의 요리가 시작되면 더욱 빛난다. 스포츠 중계에 일가견이 있는 김성주는 셰프들의 요리 상황을 재치 있고 순발력 있게 설명하고 정형돈은 ‘먹신’답게 맛깔나게 음식을 먹어 시청자들의 식욕을 자극한다.
제한시간 15분 동안 바쁘게 요리를 완성해야 하는 상황에서 김성주가 반 정도 시간이 지나면 셰프들에게 다가간다. 정형돈이 “현장 상황은 어떠냐”고 물으면 김성주는 거침없이 상황을 설명한다. 정형돈이 홍석천의 ‘만두부인 육수 터졌네’ 요리에 대해 묻자 김성주는 “MC석에서 볼 때보다는 별로다. 냉동만두가 많이 늘어졌다”고 독설을 날려 웃음을 자아냈다.
김성주와 정형돈 두 사람이 마치 탁구를 하듯 공을 정확하게 주고받는 모습은 상황을 좀 더 탄탄하게 만들고 제한시간 15분의 긴장감을 살리며 기대 이상의 호흡을 보여주는 등 신(新) MC 케미의 탄생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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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냉장고를 부탁해’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