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차 배우 조동혁은 OCN 드라마 '나쁜 녀석들'로 확실히 대중에게 각인됐다. 흡사 진짜 살인청부업자 정태수가 아닌지를 의심할 정도로 흠뻑 빠져든 그의 연기에 시청자들은 작품에 온전히 몰입했다.
인터뷰를 하던 조동혁도 '생각보다 뜨거운 반응에 도저히 몸 둘 바를 모를 정도로 좋다'고 멋쩍게 웃으면서도, 그 중 가장 으뜸으로 자신의 조카가 사인을 부탁한 사건을 꼽았다. 처음 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지금 중학교에 다니는 조카가 사인을 해달라고 했어요. 생전 처음 있는 일이거든요. 조카에게 웬지 뿌듯한 삼촌이 된 듯한 기분이 들었죠. 아무래도 중고등학생들이 좋아할 배우는 아니라서…. 어?! 근데 이거 '19세 등급' 아닌가요?! 아…재편집해서 오후에는 15세로 상영한다고요? 다행이네요. 하하."

특별히 인상 깊었던 장면을 묻자 '모든 신'이라는 모범 답안이 돌아왔다. 그래도 4회의 '나쁜 놈이 너무 많다' 편의 마지막 빌댕 속 대규모 격투신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자, 고개를 끄덕였다.
"밀폐된 공간에서 100여명의 폭력배를 처리하는 장면이었죠. 마치 영화 속 마지막 장면을 찍는 기분이 들었어요. 모든 배우들이 그런 느낌을 받았어요. 촬영을 끝내고 다들 나오는데, '오늘이 마지막 촬영인거 아니냐?'고 우리끼리 웃었어요. 하하"
인터뷰를 하는 내내 눈을 마주치며 웃는 모습을 보니, 여성들이 '나쁜 녀석들'을 보고 조동혁에게 빠져드는 이유가 조금은 짐작됐다. 그가 여성 시청자를 사로잡는 또 다른 이유는 극중 차가운 킬러임에도 불구하고 박선정(민지아 분)만은 필사적으로 지키고, 그녀 앞에서는 '얼음'이 되는 순수한 모습 때문이다. 다만, 이 부분에서의 개연성이 약하고 '너무 착한 살인청부업자'라는 지적도 마주해야했다.

"그 지점 때문에 연기가 까다로웠던 게 있어요. 캐릭터를 구축할 때 많은 생각을 했어요. 초반 브리핑 장면에 스쳐가지만 정태수는 영화 '아저씨'에서 원빈이 과거 몸 담았던 비밀첩보부대인 UDT 출신이에요. 어릴적엔 임종대(김종구)가 길러줬으니 고아였고, 살인만 배웠으니 감정이 없던 사람이었죠. 그러다 날 구해준 여자의 남편을 죽이고 죄책감을 느꼈죠. 살면서 여자를 제대로 만나본 적이 없는 그는 그녀 앞에서는 전혀 킬러스럽지 않고, 아이같은 면이 있을 것 같았어요. 그런 점에서는 순수함이 드러나야 된다고 생각했어요. 그런 걸 느껴주셨으면 성공이죠."
현재 '나쁜녀석들'은 종영까지 딱 3회가 남았다. 현재는 이정문(박해진)을 둘러싼 과거의 연쇄살인사건과 연관된 어떤 '일'의 해결에 포커스가 맞춰진 상태다. 우리가 깜짝 놀랄만한 어떤 반전이 숨겨져 있을까. '엔딩'에 대해 힌트를 물으니, 의외로 쿨한 답변이 돌아온다. '알아도 시청하는 데 큰 지장이 없을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의문점이 하나 둘 풀리면서 모든 게 마무리가 돼요. 해피엔딩일까요? 글쎄요. 하나 확실한 건 누구도 죽지 않는다는 거죠. 시즌2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는 건 다들 알고 말씀하시는 거 아닌가요. 그걸 알더라도 '나쁜녀석들'을 마지막까지 재밌게 시청하는 데 큰 지장이 없으니 안심하세요. 마지막까지 흥미를 느끼면서 보실 수 있을 겁니다."
'나쁜녀석들'로 굳혀진 살인청부업자 이미지를 벗기 위해서라도 차기작은 '말랑말랑한 멜로'가 어떠냐고 권했더니, '역할 보다는 그 캐릭터의 매력'이 더 중요하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캐릭터 매력적이고 좋으면 뭐라도 좋아요. 주인공이니깐 해야지, 조연이니깐 안 해야지, 이런 건 전혀 없어요. 조연이든 단역이든 작품이 좋고 배역이 좋으면 그걸로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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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