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월화드라마 ‘내일도 칸타빌레’(극본 박필주, 신재원 연출 한상우, 이정미)처럼 시청자들의 호불호가 극명한 드라마도 없을 것이다. 일본 만화를 원작으로 한 이 드라마는 기획 당시부터 국내 시청자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원작이 워낙 두루 사랑을 받았을 뿐 아니라 만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일본 드라마 ‘노다메 칸타빌레’는 TV시리즈 뿐 아니라 영화로도 제작돼 국내에서 큰 인기를 모았기 때문.
그러나 첫 방송 후 ‘내일도 칸타빌레’가 이뤄낸 결과는 다소 실망스러운 게 사실이다. 주연 배우를 결정지을 정도로 뜨거웠던 시청자들의 관심은 차차 식었고, 연출이나 음악의 문제, 주연배우들의 캐릭터까지 사사건건 일본 드라마와 비교돼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시청률 역시 아쉽다. 첫 방송에서 8.4%(닐슨코리아, 전국기준)를 기록한 이 드라마는 시간이 갈수록 시청률 수치가 하락해 첫 방송 성적이 여전히 자체최고시청률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심지어 지난 24일 방송은 시청률이 하락하며 동시간대 방송 중 꼴찌를 기록했다.

‘내일도 칸타빌레’를 향한 시청자들의 뜨거운 관심은 사실상 독으로 작용됐다. 원작 팬 층이 워낙 두터웠던 드라마라 제작 당시부터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자아냈고, 후폭풍은 더 컸다. 해외 작품을 리메이크할 때, 원작에 충실해야하는 지, 혹 국내 시청자들의 정서에 초점을 맞춰야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다시 안겨주기도 했다.
재밌는 것은 ‘내일도 칸타빌레’를 향해 혹평만 있는 것은 아니란 사실이다. ‘내일도 칸타빌레’를 본 시청자들은 실망스럽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지만, 일부 시청자들은 ‘재밌다’, ‘볼만하다’는 의견을 보내기도 한다. 그 중에는 일본 드라마를 접하지 않았다는 이들도 있고, 일본 드라마를 봤지만, 한국 버전은 한국 버전대로 봐야한다고 주장하는 경우도 있다.
뒤늦게나마 이런 의견들이 올라오고 있는 이유는 ‘내일도 칸타빌레’가 후반부에 이르러 시도한 작은 변화들 때문이다. 방송 초반 “일본 드라마를 어설프게 따라하고 있다”는 평을 들었던 이 드라마는 중반 이후 원작에 없던 배역을 투입하고 주인공들의 캐릭터에 변화를 주는 등 국내 시청자들의 입맛에 맞춰 변화들을 시도했다. 그로 인해 ‘원작의 색깔을 잃었다’는 평도 있었으나, 훨씬 볼만해졌다는 의견이 많다. 뿐만 아니라 이 같은 시도들은 원작이 그려냈던 차유진과 설내일의 ‘음악가로서의 성장’을 조금 더 풍성하게 그려내고 있어 나름대로의 의미가 있다.
안타까운 것은 이를 통해 가시적인 결과물을 보기엔 시간이 부족하다는 점. 16부작인 ‘내일도 칸타빌레’는 이제 종영까지 단 2회만을 앞두고 있다. 남아있는 짧은 시간으로 지금까지 만들어 온 결과를 뒤집기는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일부 시청자들은 늦게나마 이 드라마에 갖게 된 정을 쉽사리 떼지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과연 '내일도 칸타빌레'는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까,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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