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로서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으로 봐달라."
8년만에 컴백한 버즈가 대중성보다 정체성을 더 중시했다며 솔직한 입장을 밝혔다. 대중성을 포기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언급하며 이례적인 컴백 소감을 밝힌 셈이다.
버즈는 25일 오후 4시 서울 마포구 서교동 무브홀에서 4집 '메모라이즈' 발매 기념 쇼케이스를 열고 "1~3집 발라드 이미지가 강해서 이번 아니면 바꿀 수 없다고 생각해서 무리도 좀 했다. 이번 음악에 대해서는 대중분들을 생각하기 이전에 우리 5명에 대해서 가장 생각했던 거 같다. 꼭 대중성보다는, 우리가 같이 할 수 있는 음악이 뭔지에 대해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록밴드 답게 가사도 솔직하고 공격적으로 써봤다. 많이 달라졌지만 잘 봐달라"고 당부했다. 멤버들은 "쉽게 다가갔으면 좋겠는데 기대반, 걱정반이다. 할아버지가 돼서도 롤링스톤즈처럼 열정적으로 음악하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밴드로서의 고민도 언급했다. 버즈는 "예전에 음악 할때는 밴드로서 자리매김하기가 어려운 상태였다. 지금도 많이 변하지 않았지만. 밴드하기에 사회적으로 많이 힘든 게 있었지만 사랑을 받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해서 원치 않았던 부분도 있었다. 그런데 과한 사랑을 주셔서 감사했다. 이번을 통해 밴드적인 정체성을 더 알아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우리끼리 의견이 안맞아서 자주 싸우기도 한다. 싸우고 술먹고 화해하고, 싸우고 술먹고 화해한다. 하지만 더 싸우고 또 싸우더라도 함께 더 좋은 음악 만들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멤버들은 "밴드는 모두 하나라는 뜻에서 작사, 작곡도 모두 버즈라는 이름으로 했다. 저작권도 모두 동등하게 올렸다"고 설명했다.
버즈는 8년전 상황에 대해서는 "회사에서 기계처럼 일하는 게 싫었다. 멤버들간의 관계는 좋았는데, 제도적인 게 힘들었다. 일단 나가고 나중에 뭉치는 게 어떻겠나 라고 했는데 막상 나가보니 버즈로 했던 게 그래도 가장 즐거웠구나 그렇게 생각했다"라면서 재결성 의도도 밝혔다.
민경훈은 창법을 바꿨다. 그는 "처음에는 의도적으로 바꾸기 시작했는데 인위적인 걸 없애려 많이 노력했다"면서 "너무 꾸며진 소리로만 노래하면 질릴 수있겠구나 라고 생각했다. 녹음할때도 음이 떨어지거나 바이브레이션이 없는 걸 더 찾았다. 그래서 노래가 더 솔직하게 전달될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말했다.
최근 달라진 가요계 풍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버즈는 "가장 큰 변화는 피부로 느껴지는 게 차트가 일주일이 안가고 자주 바뀌더라. 그런 점을 많이 느꼈다"면서 "지금 나온 가수는 모두 라이벌이다. 모두 다 이겨서 1등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물론 대중이 좋아해준 발라드 감성도 없애진 않았다. 타이틀곡 '나무'는 버즈 특유의 감성이 녹아있는 발라드 곡으로, 슬픔을 억누르듯 표현하는 민경훈의 보컬이 인상적이다. 버즈는 "대중분들이 버즈의 발라드를 좋아해주셨던 것 같다. 그래서 예전 감성이 있는 이 곡을 타이틀곡으로 삼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원래는 밴드 편곡이 아니라 어쿠스틱한 곡이었는데 멤버들과 회의를 거쳐 밴드 편성으로 바꿔 탄생시킨 곡"이라고 덧붙였다.
더블 타이틀곡으로 선정된 '안녕'은 일레트로닉과 록사운드가 결합된 댄서블한 곡이다. 이날 자정 음원사이트에서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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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