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포항, 결승보다 절박한 0.5장의 혈투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4.11.26 06: 00

결승보다 더 절박한 승부, 빅매치가 성사됐다. 성남FC가 FA컵 우승을 차지하면서 FC서울과 포항 스틸러스가 외나무 다리에서 만나게 됐다.
서울과 포항이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4 37라운드에서 올시즌 농사를 결정짓는 빅매치를 벌인다. 다음 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이상 ACL) 출전을 위한 마지막 0.5장(플레이오프) 티켓이 걸려있는 중요한 일전이다.
이미 전북(K리그 클래식 1위)과 수원(K리그 클래식 2위)이 나란히 1, 2위를 확정지으며 두 장의 ACL 티켓을 가져갔다. 성남(FA컵 우승) 역시 ACL 티켓을 확보한 상태에서 마지막 남은 기회는 리그 3위에 주어지는 0.5장의 플레이오프 티켓이다.

이 티켓을 둘러싼 두 팀의 상황은 묘하다. 현재 3위 포항과 4위 서울의 승점차는 3점으로, 골 득실차에서 서울이 1골(서울 +13골, 포항 +12골)로 앞서있기 때문에 승점이 같을 경우 서울이 포항을 밀어내고 3위로 도약할 수 있다. 두 팀 모두 2경기를 남겨놓은 상황에서, 아이러니컬하게도 이 중요한 순간에 서로에게 창을 겨누게 된 셈이다.
경우의 수는 다양하다. 서울은 반드시 승리를 거둬야 ACL 진출의 꿈을 이어갈 수 있다. 올시즌 ACL과 FA컵에서 내리 고배를 마신 서울은 포항전 승리로 3위로 올라선 후 마지막 제주 원정을 승리로 마무리해 티켓을 지켜내야한다. 포항은 이날 서울에 승리하면 3위가 확정된다. 두 팀이 무승부를 거둘 경우 0.5장 티켓의 향방은 30일 치러지는 마지막 경기에서 결정된다. 포항은 수원을 홈으로 불러들이고, 서울은 제주 원정을 떠난다.
올시즌 서울이 FA컵과 ACL에서 연달아 포항에 아픈 기억을 안겨준 만큼, 이번 대결은 두 팀 모두에 있어 더욱 각별할 수 밖에 없다. 사실상 올시즌의 모든 것을 걸고 하는 승부에서 악연의 두 팀이 만나는 만큼,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승부가 예상된다.
중요한 경기를 남겨두고 두 팀 모두 페이스가 주춤하다는 것도 지켜볼 부분이다. 서울은 FA컵 준우승의 아픔이 크다. 120분 혈투에 승부차기까지 가서, 그것도 안방에서 10년 넘게 무패를 자랑해온 성남을 상대로 패했다는 사실이 심리적인 충격으로 남을 수도 있다. 포항도 분위기가 좋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스플릿 라운드에서 3경기 연속 무승(2무 1패)으로 부진하다. 심지어 원정에서 5연패를 기록 중이라 불리함을 감출 수 없다.
0.5장의 티켓을 걸고 펼치는 독수리와 황새의 시즌 마지막 대결은 두 팀의 올시즌 마무리에 있어 가장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경기가 될 것이다. 리그 막판에 만들어진 이 흥미진진한 빅매치의 승자가 모든 것을 가져간다. 과연 독수리와 황새 중 경기 후 웃는 쪽은 누가 될 지 궁금해진다.
costball@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