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리 라미레스(31)를 떠나보낸 LA 다저스가 유격수 포지션 보강을 위해 외부 선수와의 단기계약도 고려할 방침이다.
FA 자격을 얻은 라미레스는 지난 25일(한국시간) 보스턴 레드삭스와 5년 1억 1000만 달러에 계약했다. 보스턴은 라미레스와 함께 파블로 산도발과도 계약을 마쳐 한 번에 공격력을 크게 강화했다. 존 패럴 감독은 라미레스를 유격수가 아닌 좌익수로 기용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라미레스가 떠난 것이 공격에 있어서는 큰 손실이다. 라미레스는 최근 2년간 214경기에서 타율 3할8리, 33홈런 128타점 24도루로 활약했다. 수비 시 몸놀림은 신인 시절과 같지 않지만, OPS(.907)에서 볼 수 있듯 강력한 방망이를 지닌 공격력 유격수였다.

다저스에는 최고 유망주인 코리 시거가 있다. 장기적으로는 시거가 라미레스의 대안이 될 선수지만, 당장은 아니다. 1~2년 동안은 유격수로 나설 선수가 필요하다. 새 유격수는 내부에서 찾거나 외부에서 영입해야 하는데 내부 후보는 3명 정도가 거론되고 있다.
가장 먼저 저스틴 터너가 있다. 유틸리티 요원인 터너는 올해 104경기에서 타율 3할4푼, 7홈런 43타점으로 공격 면에서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이번 시즌 라미레스를 대신해 경기 후반 대수비로 자주 나왔던 미겔 로하스는 검증된 수비에도 불구하고 약한 방망이가 걱정이다. 쿠바 출신인 에리스벨 아루에바레나도 수비에 비해 공격이 약하다.
외부로 시선을 돌려도 선택은 다소 제한적이다. FA 시장에는 이제 특급 유격수가 없다. MLB.com은 아스드루발 카브레라, 스티븐 드류, 제드 라우리를 후보로 제시했다. 또한 트레이드 시장에는 알렉세이 라미레스, 지미 롤린스 정도가 있다고 언급했다.
관건은 시거의 빅리그 콜업 시기다. 1년만 시간을 보낸 뒤 시거가 올라올 수 있다면 한 시즌은 내부 선수들로 유격수 자리를 채울 수 있다. 하지만 2년 이상이 필요하다면 외부에서 주전 유격수를 영입해야 할지도 모른다. 키가 193cm에 달하는 시거가 계속 유격수로 남을지도 변수다.
다저스의 앤드류 프리드먼 야구부문 사장은 시거를 유격수로 활용하고 싶어 한다. 그는 “계획하기는 힘든 일이지만 우리는 기회를 줄 것이다. 시거가 유격수로 뛸 수 있다면 특별한 가치를 갖는다”며 팀의 계획을 공개했다. 다저스가 단기적, 중장기적으로 라미레스의 빈자리를 어떻게 메워나갈지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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