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녀석들', 더 이상 질질 끌지 마세요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4.11.27 09: 59

[OSEN=최나영의 연예토피아] OCN 토요드라마 '나쁜 녀석들'이 시청자들을 '명탐정 코난'으로 만드는 드라마라며 호평을 받고 있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범인 잡기'에 너무 힘을 쏟은 나머지 지루함을 느낀다는 반응도 꽤 있다.
'나쁜 녀석들'은 나쁜 녀석들의 범인 소탕 작전 에피소드들이 진행되다가 후반부에는 이정문(박해진) 살해의뢰자 찾기에 대부분의 에너지를 쏟고 있다. 매회 '진실 게임'의 반복이다.
'나쁜 녀석들'은 실상 여주인공 역할을 담당한다는 이정문을 중심으로 박웅철(마동석), 정태수(조동혁), 오구탁 형사(김상중), 오재원 검사(김태훈), 유미영 경감(강예원) 등 주위 모든 인물들이 얽히고 설켰다.

지난  22일 방송에서는 '진실의 그늘'이란 타이틀로 이정문과 오구탁의 화합과 대결, 이른바 '밀당'이 그려졌고, 오재원 검사가 검은 속내를 드러냈으며 비밀스러운 인물인 정문의 예전 정신과 의사(남상진)가 등장했다.
의심의 연속이다. 이정문에게 사주를 받고 그의 뒤를 캤던 남자는 "니가 살인범이야!"라고 이정문을 연쇄 살인범으로 지목했다. 하지만 오구탁 형사는 이를 뒤에서 듣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정문이 자신의 딸을 진짜로 죽였는지 확신하지 못했다. 이정문에게 겨눈 총구를 거둔 오구탁. 하지만 이정문은 나중에 이런 오구탁에게 전기 충격을 가했다.
이정문은 현재 살인자가 아니라 누군가에 의해 이용을 당햇다는 추측, 즉 진짜 사이코패스가 아니라 누군가에 의해 사이코 패스로 만들어졌다는 설이 지배적이다. 이런 '이정문이 진짜 살인자인가 아닌가'는 매회 도돌이표 이야기다.
이 와중에 배후 세력으로 가장 의심을 받고 있는 사람은 오재원 검사다. 특수범죄수사팀을 해체하러 왔다며 유미영을 회유하는 그는 오구탁의 목을 죄어가기 시작하는데, 그가 이정문을 사이코 패스로 만들고, 자신의 잘못을 덮으려 했지만 오구탁이 이를 밝히려하자 막기 위해 움직인다는 가상 시나리오도 충분히 가능하다.
모두 윗선에서 꾸민 연극이라는 추측도 있다. 남구현 경찰청장(강신일)의 아들 역시 흉악범에게 죽임을 당했다. 또 오구탁 딸이 범행 대상 타깃이 아니라 오구탁이였을지도 모른다는 추측, 검찰청장과 오구탁 형사가 함께 꾸민 걸 수도 있지 않겠냐는 추측, 오재원 검사 역시 체스의 말이였고 더 큰 배후가 있을 거라는 예상 시나리오도 있다.
이 역시도 너무나 딱딱 맞아떨어지는 시나리오이기 때문에, 오히려 반전이 있을 수 있다는 의견도. 현재 분위기로는 이정문이 진짜 범인이라면 오히려 가장 큰 반전이다. 계속 제자리를 맴도는 상황 속에서 오구탁은 또 의미를 알 수 없는 미소를 남겼다.
이렇게 시청자들의 적극 참여를 유도하는 것은 드라마의 순기능이지만, 작법으로 보자면 아쉬운 부분도 있다. 작위적이란 느낌이 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일부 시청자들은 나쁜 녀석들이 열심히 사건 해결을 하고 의기투합하던 그 시절을 그리워하기도 한다. 후반부로 갈수록 다소 진을 빼고 있는 분위기인 것도 부정할 수 없다. 진실 추적에 힘을 쏟을수록 박웅철, 정태수의 분량이 상대적으로 적어진 것에 아쉬움을 표하기도.
물론 '나쁜 녀석들'이 국내 안방에서는 자주 볼 수 없는 형태의 웰메이드 드라마이고, 이런 구성은 미드에서도 자주 봐 왔던 모습이기도 하다. 하지만 잘 세공된 미드 역시 후반부 힘의 조절과 분배에 실패하면 지루하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듯, '나쁜 녀석들' 역시 초 중반과 후반의 균형이 아쉽다는 반응이 있다. 시즌2가 아직 미정인 드라마이기에 시청자들이 마지막까지 보다 스피디하고 명확한 이야기를 바라는지도 모르겠다.
제작진은 그간 던진 여러 떡밥을 분명 거둬들일 것이다. 다만, 3회 남은 방송을 보다 지쳐버리는 일은 없기를.
nyc@osen.co.kr
'나쁜 녀석들'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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