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미가요로 큰 곤욕을 치렀던 JTBC ‘비정상회담’. 일부 시청자들은 등을 돌리긴 했지만 어쨌든 다시 한 번 심기일전 하는 계기가 됐다. 최근 논란에 크게 흔들리지 않고 ‘비정상회담’만의 방식으로 신뢰회복에 나선 모습을 통해 시청자들을 돌려세우고 있다.
‘비정상회담’이 내세운 신뢰회복 방법은 프로그램의 성격이나 틀을 바꾸거나 MC·패널교체 카드를 꺼내든 것이 아니다. 논란 이전과 같은 태도로 프로그램만의 매력을 더욱 끌어올리는 데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비정상회담’의 매력은 G11이 각자의 시각으로 치열한 토론을 벌이는 것. 그것이 바로 시청자들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비정상회담’은 3명의 한국인 MC 유세윤, 전현무, 성시경과 11개국 외국인 패널들이 한국 청춘들이 봉착한 현실적 문제를 토론해보는 프로그램. G11은 매주 새로운 주제로 열띤 토론을 펼치고 있다.

‘기성세대vs젊은 세대’, ‘취업난’, ‘형제’, ‘수능’, ‘연애와 결혼’ 등 우리의 삶과 가장 밀접한 생활밀착형 주제들로 각국의 외국인들이 토론을 벌이며 시청자들에게 다양한 시각을 제시, 듣고 흘려버릴 내용들이 아니라 한 번쯤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중구난방식의 토론이 아닌 속이 꽉 찬 의미 있는 토론을 만들고 있는 것.
이는 G11과 제작진의 철저한 준비가 있기에 가능하다. 거의 한 패널 당 한 명의 작가가 배정돼 있을 정도로 패널과 작가가 그 주에 다룰 주제에 대해 인터뷰하고 정리, 토론에 탄탄함을 기한다. 단순한 에피소드식 토크 보다 논리적으로 토론을 이끌어가기 위함이다.
그러한 준비가 끝나면 G11은 자신이 생각하는 의견을 거침없이 말하고 적절한 예를 들어가면서 자신의 의견을 피력한다. 상대방의 의견에 쉽게 끌려가는 패널들이 아니라 확고한 신념과 의견을 가지고 토론을 벌이다 설득하고 설득 당하는 과정을 거친다. 그저 시간 때우려고 이야기들을 늘어놓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특히 ‘글로벌 문화대전’ 코너도 프로그램을 좀 더 풍성하게 만들고 있다. 이는 각국의 문화를 살펴보는 코너로, 주제에 대해 패널들이 공부해 온 것을 전달하는 등 제작진만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패널들도 함께 적극 참여하고 있다. 회를 거듭할수록 패널들이 제작진과 적극적으로 프로그램을 끌고 가고 있는 모양새다.
기미가요 논란 후 연출자 보직해임, 시청률 하락 등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이리저리 휘둘리지 않고 지금처럼 참신한 토론으로 ‘비정상회담’의 정체성을 지키고 있는 것, 그것이 지금의 위기를 벗어나 시청자들의 신뢰를 회복시킬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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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