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하는 결과는 아니었다."
서울과 포항은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4 37라운드 경기서 0-0 무승부를 거뒀다. 이날 경기 전까지 승점 3점차로 3, 4위에 올라있던 포항과 서울은 승점차와 순위를 그대로 유지한 채 마지막 38라운드에서 3위 싸움의 방점을 찍게 됐다.
경기 후 최용수 감독은 "원하는 결과는 아니었다. 홈팬들에게 유종의 미 거두고 싶었는데 아쉽다. 선수들은 체력적 심리적으로 힘든 상황에서 최선 다해줬다. 마지막 제주전까지 포기하지 않는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고 아쉬움이 묻어나는 소감을 전했다.

승리할 경우 3위를 확정지을 수 있는 만큼, 포항이 공격적으로 나오리라는 예상도 있었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그렇지만도 않았다. 최 감독은 "전략적으로도 상대가 공격적으로 나올 필요가 없다. 지친 심신 알기 때문에 굳이 서둘 이유가 없다. 역으로 나라도 그랬을 것"이라며 "우리의 득점에 대한 조급함이나 역습 같은 부분들을 노리지 않았나 싶다. 우리 포백이 조금 불안했는데 수비수들이 끝까지 힘든 상황에서 잘 해줬다"고 설명했다.
사실 서울로서는 아쉬운 장면이 많았다. 전반 9분 오스마르의 오버헤드킥이 크로스바를 강타하더니 후반 추가시간 몰리나의 슈팅도 크로스바를 맞고 나왔다. 최 감독은 잇딴 골대 불운에 쓴웃음을 지으며 "골대를 옮기고 싶지만 마음같이 안된다. 시즌 초에도 골대 때문에 참 힘들었고 마지막에도 이런다"며 "올해 이런 많은 부족한 부분들을 깊이 느끼라는 계시같다. 시간과 에너지를 쏟아부어서 내년에는 골대 맞고도 골이 들어가는 장면을 팬들에게 보여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운명의 리그 최종전에서 포항은 이미 ACL 티켓을 확정지은 수원을 만난다. 서울은 제주 원정에 오른다. 그동안 제주를 상대로 서울이 강한 모습을 보여온 것이 위안이다. 그러나 최 감독은 "자신감, 징크스 가져왔지만 올시즌 많은 징크스가 깨졌다. 제주라는 팀은 우리를 반드시 꺾고 징크스 깨고 싶은 강한 동기부여가 있을 것이다. 그런 부분 개의치 않고 마지막까지 이길 수 있는 경기를 하고 하늘에 맡기겠다"며 방심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포항보다 조금 불리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축구에서는 많은 기적들이 일어났다. 마지막 하늘이 우리를 버릴 것인지, 그런 준비 과정이나 포기하지 않고 이기기 위해 제주도로 내려갈 생각"이라고 강조한 최 감독은 올시즌 7번의 맞대결을 1승 5무 1패로 마무리하게 된 점에 대해서는 "정말 지고 싶지 않은 상대인데 무승부로 끝난 것이 아쉬움이 있다. 이것이 오히려 내년 시즌에 대한 기대가 되고, 팀을 더 강하게 만들지 않을까 싶다"며 다음시즌 포항과의 맞대결에서 승부를 가리겠다는 뜻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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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월드컵경기장=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