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 산체스와 두 세터의 합의점 찾기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4.11.26 22: 40

대한항공의 외국인 선수 산체스는 여전히 최선의 합의점을 찾고 있다.
산체스는 26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4~2015 V-리그 한국전력과의 경기에서 29득점으로 팀의 3-0 승리를 이끌었다. 하지만 기자회견장에 나타난 산체스의 표정에는 피로가 느껴졌다. 지난 시즌 5명의 세터(한선수, 황동일, 백광언, 조재영, 강민웅)와 호흡을 맞췄던 산체스는 이번 시즌에도 강민웅은 물론 신인 황승빈과도 손을 맞춰야 한다. 확실한 주전 세터가 있는 팀의 선수들과는 다른 환경이다.
물론 이로 인한 어려움이 있다. 산체스는 “나는 컨디션에 따라서 움직이기보다 세터의 토스에 따라 달라진다. 토스가 나쁘면 경기가 나빠지는 경향이 있다. 나의 정신적인 부분도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토스가 마음에 드는 것은 아니었지만 자기 탓도 있음을 이야기한 것이다.

방법은 둘 중 하나가 상대방에게 맞추기보다 중간 지점에서 만나는 것이다. “세터가 둘이라 합의점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서로에게 맞출 수는 없으니 중간점을 찾아야 한다. 지난 시즌 5명의 세터와 호흡을 맞췄는데, 그때도 그랬다. 올해는 2명으로 줄어서 훨씬 수월한 느낌도 있다. 그래서 훈련을 하기에도 편하다. 물론 고정된 세터 한 명이 있는 것이 좋다”는 것이 산체스의 설명.
이날 선발로 나와 산체스를 비롯한 선수들과 손발을 맞춘 황승빈은 원활하지 못했다. 경기 후 “너무 긴장하고 잘 하려고 했다. 세터 한 명이 바뀌는 것이 이렇게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느꼈다. 오늘 급하게 했다는 것이 생각났다”라는 말로 반성하기도 했다.
이어 “민웅이 형은 자기를 드러내는 스타일이 아니라 묵묵히 희생한다. 나는 코트 위에서 뭔가 보여주려는 면이 큰 것 같다. 나는 위에서 빨리 주는 것이 아니라 공격수 타이밍을 뺏는 점이 문제인 것 같다”며 개선점에 대해 스스로 밝히며 선전을 다짐했다.
김종민 감독은 한 마디 말로 주전 세터 강민웅을 일깨우기 위해 애쓰고 있다. “후보 생활을 오래 하다가 대한항공에 와서 기회를 잡았는데, 잘못하면 놓칠 수도 있다는 절박함이 민웅이를 정신 차리게 하지 않았나 싶다. 항상 처음 마음처럼만 하라고 한다”며 김 감독은 경고의 뜻을 전함과 동시에 분발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표현했다.
아직은 서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아직은 2라운드다. 산체스와 두 세터들의 해답 찾기가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궁금하다. 이는 대한항공의 이번 시즌 성적을 결정할 가장 중요한 변수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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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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