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똑같이 박빙승부가 이어지지 않겠습니까(황선홍).", "내년 시즌에 대한 기대감이 팀을 더 강하게 만들 것 같습니다(최용수)."
황새와 독수리의 대결이 다음 시즌에도 K리그 클래식을 후끈 달아오르게 할 전망이다. 서울과 포항은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4 37라운드 경기서 0-0 무승부를 거뒀다. 이날 경기 전까지 승점 3점차로 3, 4위에 올라있던 포항과 서울은 승점차와 순위를 그대로 유지한 채 마지막 38라운드에서 3위 싸움의 방점을 찍게 됐다.
올시즌 두 팀은 말 그대로 지겹게 맞붙었다. 서울과 포항은 FA컵 16강전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이하 ACL) 8강 1, 2차전 두 차례의 맞대결을 포함해 총 7번 격돌, 1승 5무 1패를 기록했다. 묘한 균형이다. 정규시간에 승부를 가린 적은 클래식 맞대결 단 두 차례뿐. FA컵과 ACL에서도 정규시간에 승부를 내지 못하고 승부차기까지 가서 서울이 두 번의 승리를 거뒀다.

중요한 순간마다 서울에 발목을 잡힌 포항의 황선홍 감독은 앙갚음을 제대로 해주지 못한 아쉬움에 대해 "인내를 가지고 해야한다 생각한다"며 웃었다. 뿐만 아니라 "서울 스타일도 충분히 이해를 하고 어떤 스타일인지 안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아마 내년에도 똑같이 박빙 승부가 이어지지 않을까 싶다"며 올시즌 못다한 승부를 다음 시즌에 가리겠다는 뜻을 전했다.
이에 맞서는 최용수 감독도 결의는 마찬가지였다. 최 감독은 "정말 지고 싶지 않은 상대다. 무승부로 끝난 것에 아쉬움이 있다"며 "내년 시즌에 대한 기대가 있을 수밖에 없고, 이런 부분들이 팀을 더 강하게 만들지 않을까 싶다"며 강한 라이벌과 맞대결을 통해 팀이 더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전했다.
올시즌 7차례의 맞대결을 통해 신흥 라이벌로 떠오른 황새와 독수리. 내년에도 그들의 승부가 K리그 클래식에 던져줄 즐거운 명승부를 미리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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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월드컵경기장=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