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위즈의 프랜차이즈 스타를 꿈꾸는 문상철(23)이 프로에서의 힘겨운 첫 시즌을 마치고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 연이은 부상에 발목이 잡히며 구단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으나 여전히 kt의 미래를 책임질 기대주임에는 틀림없다.
문상철은 배명고, 고려대를 졸업한 뒤 특별지명을 통해서 kt 유니폼을 입었다. 공격·수비·주루 3박자를 갖춘 즉시 전력감이라는 평가와 함께 kt의 부름을 받았다. 올 시즌 퓨처스리그서 초반에 좋은 활약을 펼쳤다. 홈런, 타점 등 각종 부문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허벅지 햄스트링 부상을 당한 뒤 페이스가 급격히 떨어지기 시작했다.
좋았던 성적은 복귀 후 하락세를 탔다. 여기에 시즌 막판 갈비뼈 골절 부상으로 남들보다 일찍 시즌을 접었다. 그리고 kt의 대구 1차 마무리 훈련에 참가했지만 이번엔 허리가 문제였다. 결국 5일 가량을 남기고 먼저 서울로 올라왔고 제주도에서 열린 2차 마무리 캠프에 참가하지 못했다.

문상철은 현재 서울의 재활센터에서 몸 상태를 끌어올리고 있다. 그는 OSEN과의 전화 통화에서 “마무리 캠프에서 몸이 다시 안 좋아져 재활을 하고 있다”면서 “상태는 많이 좋아졌다”라고 자신의 몸 상태를 전했다.
문상철은 여러 차례 부상을 겪은 올 시즌에 많은 아쉬움이 남았다. 무엇보다 부상을 당하고도 경기에 나서고자 했던 강한 의지가 시즌 내내 발목을 잡았다. 그는 “시즌 초반 야구가 너무 잘 됐다. 무서울 것이 없었는데 부상을 당하고 2주 정도 경기에 나가지 못했다. 이후 이숭용 코치님께서 ‘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더 쉬자’라고 하셨지만 빨리 야구를 하고 싶어 경기에 출전했다. 그러나 생각대로 되지 않았고 그 이후로 페이스가 많이 떨어졌다”라고 전했다.
kt는 올 시즌 퓨처스리그서 공식 경기와 저녁까지 이어지는 강훈련을 병행했다. 선수들이 지칠 법도 했다. 그러나 문상철은 “안 아픈 선수들도 있었기 때문에 그런 건 문제가 되지 않는다. 스스로 몸 관리를 잘 못했다. 한 달에 20경기 넘게 뛰어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스스로 관리하고 조절하는 노하우가 없었다. 무조건 많은 것을 하려다 보니 부상이 온 것 같다”며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했다.
재활로 야구를 쉬는 동안 동료들은 꾸준히 경기에 나섰다. 그리고 kt는 지난 15일 외국인 타자로 3루수 앤디 마르테를 영입했다. 주전 3루수로 활약했던 문상철의 입지가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그는 이에 대해서 “내가 확실한 모습을 계속 보여줬으면 팀에서도 ‘한 번 밀고 나가보자’라는 생각을 했을 것이다. 그런데 초반에만 반짝하고 보여준 것이 없었다. 팀으로선 당연한 선택이다”면서 “메이저리그에서 뛰었던 선수인 만큼 배울점이 많을 것이다. 함께 지내면서 많이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문상철은 여전히 구단의 큰 기대를 받고 있다. 조찬관 kt 스카우트 팀장은 “제 2의 나성범이 될 것이다”고 말했고 조범현 감독 역시 “좋은 걸 많이 가진 선수다”라며 기대를 드러낸 바 있다. 문상철은 이런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것에 큰 아쉬움이 남았다. 그는 “한 번 바닥에 떨어지고 나니까 프로 무대가 쉽지 않구나 생각이 들었다. 계속 보여드린 게 없으니 구단의 기대에 부응을 못하고 아프고 성적도 못 내서 아쉬웠다”면서도 “하지만 실력 외적으로 배운 게 많은 시즌이었다. 이 경험을 통해서 내년에는 실패하지 않고 잘 하고 싶다. 진짜 보여줄 수 있는 건 내년부터라고 생각한다”라며 굳은 의지를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그는 본격적인 1군 무대에 진입하는 다음 시즌에 대해 “시즌 중에 인터뷰할 때는 퓨처스리그서 활약해서 FA, 특별지명으로 선수들이 들어와도 밀리지 않겠다고 말했었다”면서 “그러나 지금은 내 자리가 없다. 따라서 이번에 스프링캠프에 따라가게 된다면 그 때부터 조금씩 다시 내 자리를 만들겠다. 이제는 다음 시즌 1군에 오래 있고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는 것이 목표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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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위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