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워요" 한 목소리, 그러나 내일 더 빛날 재영-다영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4.11.27 08: 27

지난 26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있었던 NH농협 2014~2015 V-리그 2라운드 현대건설과 흥국생명의 경기는 같은 날 열린 남자부 경기 못지않은 관심을 받았다.
흥미로운 맞대결이 준비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바로 쌍둥이 자매인 흥국생명 레프트 이재영-현대건설 세터 이다영(18)이 벌이는 자매 대결이었다. 서로 포지션이 달랐고, 이재영과 달리 팀 전체를 조율해야 하는 이다영은 백업이었지만 둘 다 향후 한국 배구의 15년을 이끌 인재라는 점에서 이목이 집중됐다.
팀으로 보면 이다영이 속한 현대건설이 3-2로 승리하며 선두에 올라 웃었지만, 개인 성적은 이재영이 뛰어났다. 한 세트도 따지 못하고 패할 위기에 놓였던 흥국생명이 두 세트를 내리 얻어 승점 1점을 챙긴 것도 이재영이 있어 가능한 일이었다. 이재영은 3세트와 4세트 각각 9득점씩을 해내는 등 24득점으로 폭발적인 공격력을 과시했다.

이재영은 40득점을 해낸 외국인 선수 루크가 버티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선수로서는 높은 27.01%의 공격 점유율을 보였다. 특히 맹렬히 현대건설을 추격해 나갔던 3, 4세트에는 에이스의 모습 그 자체였다. 지금 팀에서는 막내지만 얼마 전까지는 리더(선명여고 3학년)였기에 위기 상황에 팀을 짊어지고 나가는 모습도 어색함이 없었다. 수비에서 아쉬움이 없지는 않았지만 공수 모두를 책임지는 선수로서 체력적인 부담은 어쩔 수가 없었다.
베테랑 염혜선의 백업으로 나서고 있지만, 이다영도 점점 팀 내 비중이 커지고 있다. 이재영과 마찬가지로 얼마 전 인천에서 금메달을 수확했던 여자 배구대표팀 멤버였던 만큼 앞으로 한국을 대표하는 세터로 성장해 나갈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날 경기 후 이재영은 프로 입단 후 최고 활약을 펼쳤음에도 “아직 만족하지 않는다. 마지막 세트가 가장 중요한데, 거기서 한 방이 없어서 아쉬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다영 역시 “서로 잘 알기 때문에 생각을 많이 하고 들어갔는데, (많이 뛰지 못해) 조금 아쉬웠다”고 전했다.
언니는 자신의 기량을 십분 발휘했고, 동생은 팀이 이겼지만 “아쉬웠다”는 말이 공통적으로 나왔다. 그만큼 승부욕이 강하고 욕심이 많은 선수들이다. 그리고 그 욕심을 모두 채울 수 있을 정도로 재능과 노력의 크기마저 비례하는 새싹들이다.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화제 속에 치른 첫 맞대결에서는 둘 모두 만족하지 못했지만, 앞으로가 시작이다. 오늘의 아쉬움을 내일의 영광으로 바꿀 수 있는 나이고, 그럴 능력도 갖춘 선수들이다. 지금도 충분히 빛나고 있지만 앞으로 더 성장해야 할 선수들이기에 아직은 내일 더 빛날 선수라는 말이 어울리는 국가대표 자매다. 당장 3라운드 맞대결에서 이들이 얼마나 더 성장한 모습으로 팬들 앞에 다가서게 될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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