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신해철이 생전 작업한 넥스트의 신보에는 신해철 외에 또 다른 보컬 이현섭이 등장해 그 배경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한 밴드에서 두 명의 보컬이 활동하는 것은 매우 이색적인데, 신해철은 이번 넥스트 앨범을 이현섭과 함께 준비한 상황. 그래서 그가 남긴 10곡의 유작 중에선 신해철의 목소리가 들어간 곡도, 이현섭의 목소리가 들어간 곡도 있다. 함께 녹음한 곡도 있다.
27일 한 관계자에 따르면 신해철이 처음 이현섭을 만난 이유는 이현섭이 쓰던 분당의 작업실을 빌려 쓰기 위해서였다.

2012년 가을 당시 넥스트의 베이스 연주자로 노바소닉때 이현섭과 함께 활동 했던 김영석의 소개로 만남을 갖게 됐는데, 첫 만남부터 4~5시간 수다를 떤 두 사람은 급속도로 가까워졌다. 그러다 이현섭의 노래를 들어 본 신해철이 자신이 작업하던 곡들로 그를 테스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신해철은 이현섭을 지켜보며 넥스트 최초의 트윈보컬 체제에 대한 구상을 하게 됐고 그렇게 두 사람은 음악적 동료이자 형제같은, 밴드와 더불어 일상에서도 많은 것을 공유하는 사이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해철은 이현섭이 예전에 녹음했던 곡을 들어보고서 그에게 자신이 추천하는 노래를 연습해서 녹음해 오라고 과제를 내줬고 자신이 작업하던 곡들을 직접 불러보라고 하게 됐다"면서 "이현섭과 작업했던 그 시간들은 신해철이 ‘지금까지 음악한 이래 가장 재밌다’고 했을 만큼 그에게도 즐거운 순간이었다. 넥스트의 새 앨범 수록곡 ‘아이 원트 잇 올(I want it all)’을 함께 불렀을 때는 자신의 목소리와 이현섭의 목소리가 마치 한 목소리처럼 들리는 것 같다며 신기해했다"고 전했다.
넥스트의 트윈보컬로 신해철이 주로 저음을 담당했다면 이현섭은 고음을 담당했고 폭발적이면서도 섬세한 고음을 지닌 이현섭의 합류는 신해철에게도 새로운 실험이었다는 후문이다.
이현섭은 각종 드라마, 영화 OST를 통해 활발한 활동을 해왔으며, 2002년 노바소닉 보컬로 활동한 바있다. 2011년에는 솔로곡도 발표했다.

소속사 측은 오는 연말 넥스트 콘서트에 앞서 두 사람이 함께 부른 유작 중 한 곡을 선공개할 예정이다.
12월 27일 ‘민물장어의 꿈’이란 부제로 개최되는 넥스트 콘서트에는 넥스트 역대 멤버들이 한자리에 모일 계획.
올해 다시 6년만에 재결성 된 넥스트 Utd. 멤버들(원년 멤버인 기타리스트 정기송과 故신해철의 제자 노종헌, 넥스트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드러머 이수용, 베이스 제이드, 키보드에 김구호, 넥스트 최초의 故신해철과 트윈보컬 이현섭)과 더불어 넥스트 1기부터 7기까지의 전 멤버들도 함께하는 전대미문의 콘서트로 꾸며질 예정이다.
베이스 김영석, 쌩을 비롯해 기타 김세황과 데빈, 키보드 김동혁과 지현수, 강석훈, 드럼 신지는 물론, 생전 故신해철과 절친한 동료였던 드러머 남궁연 역시 특별히 초대돼 무대를 더욱 빛낼 계획이며 이 외에도 예전 넥스트 멤버들이 포함될 예정이다. 리더였던 故신해철로 인해 하나로 융합되는 국내 최정상 밴드 넥스트의 최초의 무대로 더욱 기대가 모아지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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