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수목드라마 '피노키오'가 제작진의 전작 '너의 목소리가 들려'와 비슷한 모양새로 흘러가고 있다. 달달한 멜로에 가벼운 웃음에, 그러다 갑자기 스릴러가 '탁' 하고 치고 들어오는 형국이다.
'피노키오'는 사회부 기자인 최달포(이종석 분), 최인하(박신혜 분)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그리고 그 속에는 달포가 가진 아픔이 있다. 아버지가 언론의 잘못된 보도 행태 때문에 불명예스러운 누명을 썼고, 그로 인해 달포의 가족이 순식간에 해체됐다. 그렇게 언론, 기자에 대한 반감을 가진 달포가 아이러니하게도 기자가 되는 내용이 지금까지 그려진 '피노키오'의 줄거리다.
그런 가운데 지난 26일 방송된 5회에서는 드라마의 큰 줄기 하나가 뻗어져나갔다. 바로 달포와 그의 형 재명(윤군상 분)가 보여준 운명의 교차다. 달포가 사회부 기자로서 첫 걸음을 내디디던 순간, 형 재명은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 살인을 저질렀다. 하나는 그 살인사건을 파헤치고, 형은 살인을 행했다.

또한 눈길을 끄는 것은, 살인이 그려진 해당 회에 달포와 인하의 사랑이 보다 분명한 윤곽을 드러내기 시작한 것. 인하가 달포를 향한 마음을 인정하기 시작하면서 달포의 갈등도 시작됐다. 피는 섞이지 않았지만 일단은 삼촌으로 한 집에 살고 있는 달포를 좋아하게 된 인하, 그리고 가족을 잃고 싶지 않은 마음과 인하의 어머니이자 가족을 궁지로 몬 기자에 대한 마음 사이에서 방황하는 달포가 이뤄질 수 없는 감정을 나누게 됐기 때문.
그리고 이러한 멜로는 유쾌한 로맨틱 코미디로 흘러갔다. 달포와 인하는 여전히 티격태격했고, 달포의 기자 생활은 유쾌한 사건들의 연속이었다.
이처럼 '피노키오'는 살인과 멜로가 공존하며 큰 틀은 로맨틱 코미디로 잡아가고 있다. 서로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사건, 장르들은 이질적이기보단 잘 섞였다. 적절한 설렘과 긴장감이 훌륭한 어울림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피노키오' 제작진, 이종석의 전작 '너의 목소리가 들려'를 연상케한다. '너의 목소리가 들려'는 변호사를 주인공의 직업으로 설정하고, 웃음 가득한 멜로에 살인이 난무하는 스릴러를 혼합했다.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은 '피노키오'와 '너의 목소리가 들려'가 같은 방식을 택한 셈이다.
그러다보니 '피노키오'의 시청자들은 '역시 박혜련 작가, 조수원 PD'라는 호평을 내놓고 있다. 이제 5번의 방소을 마쳤을 뿐인데오 기대를 저버리지 않은 '피노키오'에 환호가 이어지는 중이다.
이날 피노키오'는 10.2%(닐슨 코리아, 전국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한 주 먼저 출발해 선두를 지키고 있는 MBC '미스터백'(10.9%)과 불과 0.7%포인트 차다. '피노키오'가 역전극에 성공할 수 있을까. 수목극 시청률의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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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노키오'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