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노키오' 신정근-변희봉-진경, 매력만점 조연★
OSEN 김윤지 기자
발행 2014.11.28 14: 09

조연은 드라마를 풍성하게, 맛깔스럽게 만든다. 시청자들에게 한 템포 쉬어갈 여지를 주기도 하고, 웃음과 감동을 안기기도 한다. SBS 수목드라마 '피노키오'(극본 박혜련, 연출 조수원)에도 매력만점 조연배우들이 극을 다채롭게 만든다. '피노키오'에 없어서는 안될 인물들을 살펴봤다.  
◇ 신정근, 폭소유발자 'MC달평'
 

배우 신정근하면 진중한 이미지부터 떠오르지만, 이번엔 확 달라졌다. 그가 연기하는 달평은 인하(박신혜)의 아버지이자 달포(이종석)의 동생으로, 코믹함을 입은 친근한 중년 가장이다. 친딸 인하를 구박하거나, 화장실 테러를 하는 것이 특기다. 하지만 "출가할 나이에 가출했다" 등 언어유희, 랩에 가까운 속사포 잔소리가 웃음을 안긴다. 달포의 짝사랑을 눈치채고 경계하면서도 두 사람을 두고 엉뚱한 상상을 하는 '망상족'이기도 하다.
"택시기사를 한 달 만에 기자로 만들었다"며 인하의 속을 긁는 잔소리쟁이 아빠이지만 실은 인하를 누구보다 사랑하는 따뜻한 속내를 지녔다. 처음엔 내키지 않던 가짜형 달포도 이젠 가족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속이 좋지 않은 달포에게 슬쩍 약을 안길 만큼 말이다. 하지만 향후 달포와 인하의 로맨스가 무르익고, 전처 송차옥(진경)과 얽힌 달포의 악연이 드러날 때 달평이 인하를 위해 어떤 선택을 할지는 미지수다.  
◇ 변희봉, 실은 다 알고 있는 감동유발자
달포와 공필(변희봉)의 관계는 애틋하다. 처음엔 공필의 전환 장애 때문에 달포는 공필의 양자가 됐지만, 공필은 달포가 자신의 친아들임이 아님을 일찍이 눈치챘다. 처음엔 거짓이름으로 사는 달포가 안타까워서, 나중엔 아들을 그리워 하는 자신이 짠해서 가족이 됐다. 자신을 위해 늘 덥수룩한 헤어스타일을 고수하는 달포의 외양을 변신시켜주고 돌아오는 길 버스에서 나눈 공필과 달포의 대화는 보는 이의 코끝까지 찡하게 만들었다.
이처럼 공필은 달포와 인하의 일에 간섭하지는 않지만, 두 사람의 속을 누구보다 깊게 헤아려 주는 최씨 집안의 큰 어른이다. 친손녀 인하의 이마를 숟가락으로 때리기도 하고, 인하를 나무라는 달평에게 으름장을 놓기도 한다. 평소엔 후줄근한 운동복을 입는 소탈하고 푸근한 할아버지이지만, 고민에 빠진 달포에게 참고만 살지 말라고 위로하는 그의 말에선 따뜻함과 통찰력이 묻어난다.
◇ 진경, 이유 있는 화병유발자
"팩트 보다 임팩트!" 배우 진경이 맡은 송차옥은 야망으로 가득 찬 인물이다. 그는 여자의 삶이 아닌 기자의 삶을 택했는데, 폭우를 극적으로 전달하고자 무릎을 꿇고 리포팅을 할 만큼 쇼맨십도 뛰어나고 승부욕도 상당하다. 자극적인 뉴스를 쫓는 그는 달포, 즉 하명과 재명 형제의 삶을 짓밟은 장본인이다.
엄마 차옥은 더 모질다. 달평과 오래 전 이혼한 그는 친딸 인하를 남처럼 대한다. 인하에게 독설을 서슴지 않고, 회사의 이익을 위해 이용할 때도 당당하다. 씩씩하고 밝은 인하의 눈에 눈물을 맺히게 하는 이는 늘 차옥이다.
하지만 무작정 미워할 순 없다. 표독한 데다 피도 눈물도 없지만, 지적이고 냉철한 커리어 우먼인 그다. 기자로서 자신이 쫓는 가치관을 따를 뿐이다. 여기에 진경의 흠잡을 데 없는 연기가 더해져 무작정 미워할 수 없는 악역 아닌 악역이 완성됐다. 
jay@osen.co.kr
SBS '피노키오'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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