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스타즈 코칭스태프는 왜 똑같은 정장을 입을까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4.11.28 06: 52

청주 KB스타즈 코칭스태프를 살펴보면 재미있는 점이 있다. 서동철 감독부터 구병두, 박재헌, 박선영 코치가 전부 똑같은 정장과 셔츠에 넥타이까지 맞춰 입는다. 사연이 있었다.
청주 KB스타즈는 27일 청주체육관에서 개최된 KB국민은행 2014-2015 여자프로농구 2라운드에서 부천 하나외환을 64-49로 물리쳤다. 5승 3패가 된 3위 KB스타즈는 2위 인천 신한은행(5승 2패)을 반 경기 차로 추격했다. 5연패를 당한 하나외환(1승 7패)은 최하위로 처졌다.
경기 전 만난 서동철 감독은 “요즘 코치들이 나 때문에 고생이 많다”면서 껄껄 웃었다. 서 감독은 “경기가 끝나면 코치들에게 다음 날까지 잘된 점, 잘못된 점을 레포트로 써오게 한다. 박선영 코치에게는 플레이 동영상을 편집해오라고 시켰다. 아마 많은 공부가 될 것이다. 실제 경기에서도 코치들의 의견을 많이 듣는 편”이라고 덧붙였다.

덕분에 KB스타즈 코치진은 항상 경기 다음날 새벽까지 연구에 몰두하는 학구파가 다됐다. 숙소에 가서 선수들을 지도하고 연습을 준비하다보면 쉴 시간도 없단다. 특히 가족들이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기러기 아빠’ 박재헌 코치는 미처 외로움을 느낄 새도 없다.
코치진이 고생한 만큼 효과는 톡톡히 보고 있다. 덕분에 서동철 감독은 다른 팀들의 작전을 훤히 꿰고 있었다. 박선영 코치는 ‘맏언니’답게 선수들의 고충을 듣고 다독여주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서동철 감독들이 코치들을 혹독하게 조련하는데는 이유가 있다. 서동철 감독은 지난 1997년 삼성전자에서 은퇴한 뒤 삼성생명 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서울 삼성, 오리온스를 두루 거치며 코치생활만 무려 16년을 했다. 그간 안준호, 추일승 등 여러 감독을 옆에서 보필하며 장점을 두루 흡수했다.
서 감독은 “그 동안 감독제의는 많이 받았다. 하지만 내가 준비가 됐다고 판단하기 전까지 감독데뷔를 하고 싶지 않았다. 안준호, 추일승 감독님을 모시면서 많은 것을 배웠고 영향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코칭스태프가 정장을 맞춰 입은 것도 단결력을 보여주기 위함이다. 서 감독은 “추일승 감독과 스페인명문 바르셀로나 농구팀을 본 적이 있다. 그 때 감독과 코치들이 똑같은 정장을 입었는데 그렇게 좋아 보일 수 없었다. 그래서 해봤는데 반응이 좋다”며 웃었다. 작은 디테일까지 세심하게 놓치지 않는 KB스타즈가 잘 나갈 수밖에 없는 비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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