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의 얼굴’ 이성재와 서인국의 갈등이 극명하게 드러나면서 긴장감을 높였다. 관상 콤플렉스를 가진 이성재와 그런 이성재의 틀을 깨고 싶은 서인국의 날선 대립이 날카로운 화살촉에 담겨 날아들었다.
지난 27일 방송된 KBS 2TV 수목드라마 ‘왕의 얼굴’에서는 선조(이성재 분) 앞에 무릎 꿇은 광해(서인국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선조가 관상 콤플렉스로 인해 대동계를 몰살하자, 이 사건으로 인해 가희(조윤희 분)를 잃었다고 생각한 광해가 나섰다.
광해는 활쏘기를 하는 선조를 찾아가 “아바마마께서 두려워하는 게 무엇이냐. 임금이 두려워할 것은 백성과 하늘이다. 그깟 관상 따위가 뭐가 두렵냐. 성군이란 무엇이냐. 세상 천지에 수많은 백성을 죽이는 성군이 있냐. 그깟 관상서가 뭐가 두려워 백성을 죽이냐”고 물었다.

이에 선조는 “네 정녕 죽고 싶은 것이냐”고 물었고 광해는 “소자를 죽여 아바마마의 두려움이 사라진다면 당장 죽여라. 기꺼이 죽을 각오가 돼 있다. 소자를 죽이고 그 두려움에서 벗어나라”며 눈을 질끈 감은 채 눈물만 흘렸다.
선조는 광해를 향해 화살을 겨눴다. 선조는 광해의 가슴이 아닌, 그의 무릎 앞에 화살을 꽂고 “그 화살을 잘 간직 하거라. 언젠가 네 놈이 그 화살로 자결을 하든, 그 화살로 날 죽이고 용상에 오를 것”이라면서 “그것이 왕의 얼굴을 가지고 태어난 네 놈의 운명”이라고 말했다.
왕의 얼굴을 가지지 못했기 때문에 늘 불안한 선조. 또 그것을 가지고 태어난 광해를 향한 콤플렉스 등 어그러진 부자의 간극이 화살이라는 메타포로 드러난 이 장면에서는 뾰족한 화살과 그것이 향한 방향, 또 때마침 매섭게 내리며 무거워진 극의 분위기, 또 차가운 비를 맞으며 뜨거운 눈물을 쏟아내던 광해의 모습 등이 연결되며 ‘왕의 얼굴’의 주제를 오롯이 드러냈다.
또한 자신의 앞에 날아든 화살을 떨리는 손으로 뽑아 들고 절규하던 광해의 모습은 피비린내 나는 정쟁의 틈바구니에서 끝내 왕으로 우뚝 서게 되는 광해의 파란만장한 성장스토리의 시작을 알리면서, 관심을 높였다.
이후 3년의 시간이 흐르며 광해는 관상 보는 왕자로 활약했다. 또 광해가 죽은 것으로 알고 있는 가희는 무술에 능통한 여전사로 신분을 위장해 광해 앞에 다시 나타나면서, 독살 위협에 시달리는 선조의 모습과 함께 앞으로의 전개에 궁금증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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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얼굴’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