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지명’ kt, 현재와 미래 두 토끼 잡은 선택
OSEN 선수민 기자
발행 2014.11.28 11: 30

kt 위즈가 보호선수 20인 외 특별지명 선수를 발표했다. 당초 29일에 발표할 것이 예상됐으나 하루 앞서 명단을 공표했다. 무엇보다 kt의 선택에는 신구조화가 돋보였다.
kt는 28일 보호선수 20인 외 특별지명 선수를 발표했다. kt가 고심 끝에 지명한 선수는 KIA 이대형, SK 김상현, LG 배병옥, 삼성 정현, 넥센 장시환, NC 이성민, 두산 정대현, 한화 윤근영, 롯데 용덕한 등 9명이다.
처음부터 kt의 전략은 포지션 중복을 피하며 선수를 골고루 뽑는 것이었다. 그리고 최종 지명 결과, 투수와 포수, 내·외야수가 모두 포함됐다. 당초 kt는 타 구단들이 투수와 포수 위주로 묶을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명단 역시 투수들이 많이 묶였을 가능성이 높지만 결과를 보면 투수가 4명으로 가장 많았다.

또 주목할 점은 즉시 전력감과 미래를 생각한 자원을 동시에 뽑았다는 것이다. 그동안 kt가 원했던 베테랑 포수로는 롯데 용덕한이 낙점됐다. 1군에서만 통산 474경기를 뛸 정도로 경험이 풍부하다. 통산 타율이 2할2푼4리에 불과하지만 두산, 롯데를 거치면서 백업 포수로 꾸준히 마스크를 썼을 정도로 수비력이 뛰어나다.
여기에 기동력과 넓은 수비 범위를 자랑하는 중견수 이대형을 손에 넣었다. 이대형은 2007시즌 타율 3할8리로 커리어하이를 찍은 뒤 하락세를 걷는 듯 했다. 하지만 4년 24억 원에 KIA로 유니폼을 갈아입으면서 타율 3할2푼3리 22도루로 재기에 성공했다. 당장 선발 중견수에 상위 타선에 힘을 실어줄 수 있는 선수다.
SK에서는 베테랑 거포 김상현을 지명했다. 김상현은 KIA 시절 조 감독 밑에서 최고의 시즌을 보낸 경험이 있다. 2009년 타율 3할1푼5리 36홈런 127타점을 마크하며 팀 우승을 이끌었다. 생애 첫 MVP를 수상하는 영광까지 누린 바 있다. 이후 급격하게 부진했지만 옛 스승 조 감독과 재회해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투수 쪽에서는 1군 경험이 풍부한 윤근영이 있지만 대부분 젊은 선수들을 지명하면서 미래를 내다봤다. 먼저 윤근영은 220경기(248⅔이닝)를 소화하며 선발, 불펜을 오갔다. 현재 kt 마운드에 구심이 없는 만큼 중간 계투에서 전천후 활약이 기대되고 있다.
반면 외야수 배병옥은 아직 1군 무대 경험이 없는 신인이다. 하지만 2014 2차 신인지명회의에서 LG의 1라운더로 뽑힐 만큼 가능성이 있다. 올 시즌이 끝나고 상무에 지원했지만 아쉽게 불합격했고 kt는 배병옥의 잠재력을 높게 평가했다.
내야수 정현은 군 입대를 앞두고 있었으나 kt가 과감한 선택으로 품에 안았다. 삼성 내야수 중 가장 큰 기대를 모을 정도로 유망주다. 역시 미래를 내다본 자원이라고 할 수 있다. 아울러 넥센에서 기대했던 파이어볼러 장시환, NC 유망주 이성민, 좌완 정대현은 많은 출장 기회를 통해 미래의 마운드를 이끌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kt는 다양한 포지션의 선수들을 지명하면서 신구조화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다음 시즌 1군에 진입하기 때문에 베테랑 선수들이 필요했으나 가능성 있는 자원도 함께 뽑으며 균형을 맞췄다. 당초 전체적으로 각 구단이 전략적으로 보호선수를 묶어 난관이 예상됐다. 그러나 kt는 그 와중에 최선의 선택으로 기본 전력 구성을 마쳤다. 이제 이 9명의 선수들이 kt에 성공적으로 적응할 수 있을지는 앞으로 지켜봐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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