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현택(29, 두산 베어스)이 다시 운동화 끈을 조여 맨다.
오현택은 28일 혼란스런 아침을 맞았다. kt 위즈의 특별지명 소식 때문이었다. 총 9명을 지명한 kt는 두산 선수 중에서 좌완투수 정대현을 선택했다. 당초 오현택이 간다고 알려지기도 했지만, kt는 체인지업 구사 능력을 높게 평가해 정대현을 영입하기로 결정했다.
만약 선택을 받았다고 해도 이상할 것은 없었다. 오현택은 지난 두 시즌 동안 두산 불펜에서 없어서는 안 될 투수였다. 올해 4승 3패 4홀드, 평균자책점 3.65를 기록했고, 팀이 힘들 때는 임시 선발로도 나서며 마운드의 구멍을 메웠다. 지난해에는 5승 3패 5세이브 7홀드, 평균자책점 2.70으로 전천후 활약을 보여 올스타에도 선정됐다.

kt의 지명 결과가 발표되기 전까지는 오현택 역시 자신이 갈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아침에 자다가 지인에게 (kt로 가게 됐다는) 전화를 받았다. 운동하러 나가려고 했는데 무슨 일인가 했다. 29일 발표로 알고 있어서 그때까지 기다려볼 생각이었다”라며 오현택은 당시 심정을 이야기했다.
실제로 이적을 하게 되지는 않았지만 kt의 고려대상이 됐다는 것은 팀의 20인 보호선수 명단에서 빠졌다는 뜻이다. 지인의 연락을 통해 이를 알게 된 오현택은 “내가 못해서 그런 것이다. 잘 했으면 20인 안에 들어갔을 텐데 내가 부족해서라고 생각하고 앞으로 잘 해야 될 것 같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혹시나 했던 가정이 현실이 되지는 않은 만큼 오현택은 다시 다음 시즌을 바라보고 있다. 지금은 휴식 후 몸을 만들고 있는 단계다. 오현택은 “지금은 웨이트 트레이닝 정도만 하고 있다. 전지훈련에 들어갔을 때 바로 피칭을 할 수 있게 몸 상태를 만들 예정이다. 12월에는 캐치볼을 시작할 것이다”라며 시즌 준비 계획을 공개했다.
시행착오가 있었던 신 구종 장착은 염두에 두지 않고 있다. 주무기인 슬라이더 외에 다른 구종을 추가할 계획이 있는지 묻자 “올해 체인지업을 배우다 역효과가 나서 이번에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 나중에 구종을 추가하게 되더라도 조심스럽게 코치님들과 상의를 해볼 일이다”라고 밝혔다.
잠시 혼란스럽기는 했겠지만 팀이 바뀌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20인 보호선수 명단에 들지 못했다는 것을 알고 난 뒤 느끼는 아쉬움도 잠시. 오현택은 다음 시즌에도 두산 불펜의 중심 멤버다. 더 좋은 투수가 되기로 다짐한 오현택의 활약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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