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FA 시장 큰 손은 한화였다.
한화는 타구단 FA 협상 둘째 날인 28일 FA 권혁 투수와 계약에 성공했다. 계약기간은 4년으로 계약금 10억원, 연봉 4억5000만원, 옵션 4억 등 총액 32억원이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외부 FA를 영입하며 스토브리그의 강자다운 면모를 보였다. 과연 FA 시장 큰 손다웠다.
한화는 지난해 FA 시장의 주인공이었다. 내부 FA 이대수(20억원) 한상훈(13억원) 박정진(8억원)을 전원 잔류시킨 뒤 외부 FA 정근우(70억원) 이용규(67억원)까지 동시 영입하며 쾌재를 불렀다. 내외부 FA 5명에게만 무려 188억원을 투자하며 역대 단일 FA 시장에서 가장 큰 돈을 쓴 팀으로 역사를 썼다.

이렇게 막대한 투자를 하고도 한화는 9위 최하위 자리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외부 FA 정근우, 내부 FA 한상훈과 박정진이 활약했지만 팀 성적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FA 계약 비관론이 나올 법도 했지만 한화는 거칠 게 없었다. 올해도 FA 시장에서 과감하게 지갑을 열었고, 다시금 내외부 FA를 계약했다.
우선협상 마감일이었던 지난 26일 내부 FA 외야수 김경언과 3년 총액 8억5000만원에 재계약하며 집토끼를 잡는데 성공한 한화는 곧바로 외부 FA 시장에 눈길을 돌렸다. 지난해처럼 발 빠르게 움직여 계약을 이끌어냈다. 팀의 가장 큰 약점으로 지적되는 마운드 보강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더더욱 고무적이다.
지난해뿐만 아니라 최근 4년을 통틀어 한화는 FA 계약만 총 10건이 된다. 2011년 말 내부 FA 신경현(7억원) 외부 FA 송신영(13억원)에 20억원을 투자했고, 2012년 말에는 내부 FA 마일영(8억원)이 있었다. 여기에 올해 김경언과 투수까지 추가, 최근 4년간 외부 4명 포함 10건의 FA 계약이 이뤄졌다.
전통적으로 한화는 FA 영입에 소극적인 팀이었다. 1999년부터 2010년까지 외부 FA는 2005년 말 영입한 김민재가 유일했다. 그 역시 4년 총액 14억원의 조건으로 대박 계약 수준은 아니었다. 하지만 최근 4년간 한화는 외부 FA 영입에만 150억원 이상을 투자, 명실상부 FA 시장 큰 손으로 자리 잡았다.
이처럼 한화가 FA 시장 큰 손이 될 수 있었던 데에는 투자의 필요성을 느낀 구단의 적극적인 움직임이 가장 크다. 그룹 차원에서도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여기에 2년 전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며 포스팅 금액으로 약 280억원을 안기고 떠났던 류현진의 존재가 결정적이었다. 최근 2년 사이 FA 시장을 지배한 한화, 내년에는 과감한 투자의 결실을 볼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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