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판' 김재범, 男 81kg급 정상... 왕기춘 동메달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4.11.28 17: 43

'한국 유도의 간판' 김재범(한국마사회)이 다시 정상에 올랐다.
김재범은 28일 제주특별자치도 한라체육관에서 열린 2014 제주 그랑프리 국제유도 남자 81kg급 결승에서 한판승을 거두며 정상에 올랐다.
2014 제주국제그랑프리 국제유도대회가 27일부터 사흘간 제주특별자치도 한라체육관에서 열리고 있다. 2012년까지 '코리아 월드컵'으로 열리다가 지난해부터 한 단계 승격돼 '코리아 그랑프리'로 치러지는 이번 대회에는 53개국에서 역대 최대 규모 500여명의 선수가 참가한다. 총 상금은 10만 달러(1억1126만 원)다.

이번 대회 가장 큰 관심은 숙명의 라이벌 김재범(한국마사회)과 왕기춘(양주시청)의 남자 81kg급 맞대결. 2012년 런던 올림픽 금메달, 올해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이어 지난달 전국체전까지 석권했다. 김재범은 런던 올림픽 금메달 이후 잠시 방황도 했지만, 갓 돌이 지난 딸을 위해 지난해 매트로 돌아왔다.
왕기춘은 지난해 10월까지 73㎏급의 국내 최강자로 군림하다 체중 조절의 어려움으로 인해 81㎏급으로 체급을 올렸다. 하지만 이후 참가한 대회마다 결승 진출에 실패하면서 고전을 맛보다 지난 5일 열린 2014 회장기 전국유도대회 겸 2015년 1차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정상을 차지했다. 이 대회 우승으로 태극마크를 단 왕기춘은 경기에 나섰다.
왕기춘이 체급을 조정한 이후 김재범과 4차례 국내대회에 함께 출전했지만 단 한번도 맞대결이 열리지 않았다. 지난달 열린 전국체전에서는 김재범이 대회 3연패를 달성했지만 왕기춘은 준결승에 진출한 뒤 부상으로 대회를 포기했다. 
이미 2차례 열린 경기서 김재범과 왕기춘은 접전을 펼쳤다. 한판과 절반 등 큰 기술이 나오지 않았다. 그만큼 치열한 경기였다. 경기를 앞두고 둘은 가벼운 담소를 나누기도 했다.
부전승으로 첫 판을 챙긴 김재범은 이후 러시아와 몽골 선수를 차례로 넘기고 준결승에 올랐다. 왕기춘도 8강에서 아르헨티나의 엠마누엘 루센티를 꺾고 4강에 올랐다.
가벼운 마음으로 경기에 임한 것은 세계랭킹 9위의 김재범. 80위의 왕기춘은 조심스럽게 경기에 임했다. 지도를 3개나 받은 왕기춘은 결국 시간에 쫓기면서 경기 막판 발뒤축걸기로 승부수를 던졌지만 김재범은 이를 허용하지 않았다.
김재범은 왕기춘의 공격을 막는 과정에서 왼쪽 이마가 찢어지는 상처를 입고 피가 나면서 붕대를 감고 남은 시간 동안 경기를 치러야 했다. 결국 주어진 5분의 시간이 끝나고 김재범이 지도승을 왕기춘을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김재범은 이날 승리로 2007년 3월 회장기 대회 겸 대표선수 2차 선발전과 그해 6월 체급별 선수권대회에서 당한 2연패를 7년 5개월 만에 되갚아줄 수 있었다.
왕기춘을 꺾고 결승에 나선 김재범은 요아킴 보티에(벨기에)에 양팔 업어치기 한판승을 거두며 금메달을 따냈다. 한편 동메달 결정전에 나선 왕기춘도 한판 승으로 동메달을 획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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