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온 뒤 땅이 더 굳는 법이다. 앞서 불거진 ‘해체설’과 ‘탈퇴설’로 홍역을 앓은 5인도 남성그룹 엠블랙(승호 지오 이준 천둥 미르)가 오히려 더욱 단결된 모습으로 단독콘서트를 마쳤다. 멤버들은 아무것도 정해진 것은 없지만 '엠블랙'은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이날 멤버들도 팬들도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엠블랙은 29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단독콘서트 ‘커튼콜(Curtain call)’을 개최했다. 팬들은 환호와 함성으로 공연장을 가득 채우며 변함없는 사랑을 보여줬다.
콘서트의 포문은 히트곡 ‘오예(OH YEAH)’로 열었다. 007 작전을 연상케 하는 인트로 비디오가 끝난 뒤 레드칼라의 제복을 입고 무대에 등장한 멤버들은 ‘런(RUN)’ ‘와이(Y)'로 화려한 퍼포먼스로 분위기를 달군 후에야 첫인사를 전했다.

그간 월드투어를 진행해왔지만, 국내 팬들과 오랜만에 만난 엠블랙 멤버들은 반가운 마음을 그대로 드러냈다. ‘해체설’과 ‘탈퇴설’ 이후 처음 팬들 앞에 섰지만 첫인사를 전하는 자리에서는 별다른 언급은 없었다. 미르는 "1년동안 정말 많이 기다렸을 것이다. 해외 공연만 하다가 한국 공연은 오랜만"이라고 인사했다. 지오 또한 "너무나 반갑다"며 밝은 웃음을 보였다. 이준은 "팬들이 너무 붙어 있어서 위험해 보인다"며 스탠딩 공연을 즐기는 팬들의 안전을 걱정하기도 했다.
엠블랙은 이어 ‘스테이(STAY)’ ‘스모키 걸(SMOKY GIEL)’ ‘드레스 업(DRESS UP)’ 무대를 통해 녹슬지 않은 화려한 퍼포먼스와 가창력을 선보였다. 공연장을 가득 채운 팬들은 야광봉과 플래카드를 흔들며 뜨겁게 환호했다.
발라드 타임은 팬들과 더욱 가까운 곳에서 이뤄졌다. 스탠딩객석에 세 갈래로 뻗쳐 설치된 무대에 선 멤버들은 객석과 더욱 가까이서 호흡했다. 특히 이번 스테이지에서는 지난 25일 발매한 새 앨범 ‘겨울’의 타이틀곡 ‘봄 여름 가을 그리고...’가 최초로 공개돼 눈길을 끌었다. 엠블랙은 애절한 감성의 이 곡을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소화하며 팬들의 뜨거운 환호를 이끌어냈다. 이곡을 쓴 지오는 "여러분들을 위해 열심히 쓴 곡이다. 우리의 인연도 반복될 거라 믿으면서 썼다"며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엠블랙과 이들의 팬덤 에이플러스(A+)는 브릿지 영상을 통해 서로의 소중함을 나눴다. 먼저 등장한 영상에는 엠블랙에게 남긴 팬들의 글들이 등장했다. 각종 SNS를 통해 그간 이들이 남긴 말은 대부분 ‘5명이 함께 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영원했으면 좋겠다’ ‘끝까지 사랑하겠다’ 등의 내용들이었다.
두 번째 영상에는 멤버들의 ‘팬사랑’이 담겨 있어 뭉클함을 자아냈다. 미르의 내레이션으로 이루어진 이 영상은 엠블랙의 콘서트 준비 장면을 담은 메이킹 필름. 이들은 이 영상을 통해 “언제나 그리워하고 보고 싶은 모습. 항상 우리 곁을 지켜준 고맙고 고마운 A+”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공연 말미에 이르자 멤버들은 ‘해체설’에 대해 말문을 열었다. 미르는 “사실 끝이 아닌데 우리는 그런 생각을 하는 게 아닌데 여러 가지 추측과 억측 때문에 그렇게 보여 지는 거 같아 속상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우리가 우리 입으로 얘기하고 싶었는데 예민한 문제라서 말 못해 속상했다. 우리끼리 항상 모여 있었다. 혼자 있는 시간을 안 만들려고 했었다. 정말 죄송한 마음이 컸다. 끝이 아니니까 걱정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 다 같이 모여 하나 되자”고 말했다.
멤버 이준은 "항상 우리의 팬이 돼 주셔서 감하다. 앞으로도 감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준과 천둥의 탈퇴설이 불거지며 엠블랙의 팀 존속 여부에 팬들의 관심이 집중된 바 있다. 엠블랙은 일부 멤버들의 전속 계약 만료와는 무관하게 팀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았으며, 콘서트 이후 재계약 문제에 대해 논의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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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