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의 임시완이 또 한 번 모두를 울컥하게 만들었다. 여기저기서 치이고 인정받지 못한 자신을 부끄러워했다가, 문득 자신이 '어머니의 자부심'이라는 걸 깨닫게 된 바로 그 순간이었다.
29일 오후 방송된 '미생'(극본 정윤정, 연출 김원석, 원작 윤태호) 14회에서는 비정규직의 애환이 정면으로 다뤄졌다. 고졸 검정고시 출신인 탓에 정규직 타이틀을 얻지 못한 장그래(임시완 분)는 차츰 동기들과의 차별점을 느끼게 되고 '같은 사람이고 싶다'며 욕심을 냈다.
하지만 믿고 의지했던 오차장(이성민)에게 차갑게 돌아온 말은 "정규직이 되지 못할 것"이라는 직언이었다. 가슴을 헤집는 "욕심을 내지 말라"는 조언도 함께였다.

장그래는 결국 "욕심도 허락받아야 하는 겁니까"라는 말과 함께 "정규직, 계약직 신분이 문제가 아니라, 그게 아니라, 그냥 계속 일을 하고 싶은 거다. 차장님과 과장님과 대리님과, 우리, 같이"라는 말로 설움을 토로해 보는 이를 안타깝게 만들었다.
이유는 오차장과 최전무(이경영)의 비밀스러운 대화에서 드러났다. 과거 죽었던 이은진이라는 계약직 여사원의 죽음 때문이었던 것. 오차장이 대리시절 함께 일했던 장그래와 비슷한 열정을 보였던 한 계약직 여직원이 사고의 책임을 지고 퇴사, 결국 죽음까지 이어졌던 과거였다. 이는 결국 자신을 믿고 의지하던 여직원을 끝까지 책임지지 못했던 오차장에게 잊지못할 뼈아픈 과거였다.
그에 앞서 장그래가 설 연휴를 피해 집에서 도망치듯 빠져나가는 모습도 그려졌다. 프로 바둑기사에 실패한 뒤 겨우 계약직에 취업한 자신을 향해 쏟아질 친척들의 비난을 피하기 위해서였다. 갈 곳이 없어 방황하던 그래는 결국 '피해선 안된다'는 생각으로 집으로 내달렸다.
하지만 그곳에서 목도한 것은 눈물까지 흘리며 자신의 원인터내셔널 계약직 일과를 자랑하는 어머니의 모습이었다. 장그래는 그제서야 깨달았다. '난 어머니의 자부심'임을.
한편, '미생'은 장그래가 프로 입단에 실패한 후, 냉혹한 현실에 던져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 윤태호 작가의 웹툰 '미생'을 원작으로 했다.
gato@osen.co.kr
'미생'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