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범슨 매직’ 부임 세 달 만에 성남을 바꾸다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4.11.30 06: 33

“친정팀의 몰락을 두고 볼 수 없어 감독직을 수락했다. 빠른 시일 안에 팀을 정상궤도로 올릴 것이다.”
지난 9월 6일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복귀전을 앞두고 가진 김학범(54) 성남 FC 감독의 인터뷰였다. 이후 세 달이 채 지나지 않아 김학범 감독은 약속을 지켰다. 팬들이 알렉스 퍼거슨 경(73,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빗대 그를 ‘학범슨’이라고 부르는 이유였다.
성남 FC는 29일 오후 2시 탄천종합운동장에서 개최된 2014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최종 38라운드에서 후반 10분 터진 곽해성의 중거리포에 힘입어 부산 아이파크를 1-0으로 물리쳤다. 성남(승점 40점)은 최종 9위로 클래식 잔류를 확정지었다.

성남은 지난 23일 2014 하나은행 FA컵 결승전에서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FC 서울을 4-2로 잡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성남은 FA컵 우승과 클래식 잔류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아울러 내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진출권 획득이란 훈장까지 따냈다.
김학범 감독이 부임하기 전까지 성남은 혼돈의 연속이었다. 성남은 최근 1년 동안 무려 네 번이나 수장을 교체했다. 지난 시즌까지 구단을 이끌었던 안익수 감독은 재신임을 얻지 못했다. 시민구단으로 재창단한 성남은 박종환 감독을 선임하고 다시 출발했다. 하지만 지난 4월 박 전 감독은 선수폭행 사건에 책임을 지고 불명예스럽게 사령탑에서 물러났다.
박종환 전 감독의 제자 이상윤 코치가 감독대행으로 팀을 물려받았다. 하지만 곧 구단은 성적부진에 따른 책임으로 이상윤 대행을 경질하고, 이영진 코치 지휘봉을 맡겼다. 그런데 이 대행은 불과 한 경기만 팀을 이끈 뒤 다시 김학범 감독에게 자리를 내주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김학범 감독이 부임하면서 성남은 비로소 안정을 되찾았다. 노련한 김 감독은 단번에 선수단을 장악했다. 운동장 안에서 그가 보여준 전략과 용병술도 과거 명성 못지않았다. 김학범 감독이 부임하기 전 성남은 7승8무12패로 부진했다. 하지만 성남은 김학범 감독 부임 후 5승8무5패로 성적이 급상승했다. 승부차기 끝에 이겨 공식 무승부로 기록된 전북과의 FA컵 준결승, FC 서울과의 결승전을 이겼다 치면 7승6무5패로 승률이 올라간다. 진 경기보다 이긴 경기가 많았다는 소리다.
부산과의 최종전에서 결승골을 넣은 신인 곽해성은 “김학범 감독님이 오고 형들이 하고자하는 의욕이 생겼다. 우리끼리 더 끈끈해졌다. 마지막 경기까지 오면서 강등권에 있었는데, 더 한마음이 됐다. 미팅도 하고 분석도 했다. 준비를 더 철저하게 했다”면서 ‘학범슨 효과’를 논했다.
정작 김학범 감독은 올 시즌에 대해 “우승하고 강등권 탈출에 성공했지만, 내 자신에게 70점을 주고 싶다. 모든 면에서 미흡하다. 이제부터 그런 부분을 준비하겠다”면서 결코 만족하지 않았다.
김학범 감독은 “다시는 강등권 경쟁을 하고 싶지 않다. 하하. 시민구단으로 출발해서 ACL에 나가고 K리그를 준비하려면 굉장히 선수층 변화가 필요하다. 내일부터 고위층 의견을 듣고 어떻게 준비할 것인지 지금부터 고심해봐야 한다. 성남이 타 시도민 구단의 롤모델이 되도록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벌써부터 다음 시즌을 구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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