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신해철의 사망 사건이 한 달이 지나서도 우리나라 국민 이목을 집중 시키고 있다. 아직도 확실히 밝혀지지 않은 그의 사인에 대한 진실 공방이 한창이기 때문. 이 사고는 과연 의료사고 희생자들에게 희망이 될 수 있을까.
지난 29일 오후 방송된 SBS 시사교양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는 ‘신해철 사망 미스터리’ 편으로 꾸며졌다. 고인이 지난 27일 사망하기 전후 상황을 깊숙이 들여다보고 유가족 등의 인터뷰를 통해 사건을 조명했다.
고인의 아내인 윤원희 씨는 “본인이 옳다고 생각한 길을 걸은 사람이었다. 가장 남편다운 건 아마 욕을 먹으며 100분 토론에서 이 주제에 대해 논하고 있는 것일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정말 그랬다. 늘 사회적 이슈에 자신의 의견을 강하게 피력했던 고 신해철이 이를 논했다면 아마 그 또한 화제를 모았을 것이다.

윤원희 씨는 “의료사고로 억울했던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계기로 남는다면 아마 그것을 그나마 남편이 위안을 삼지 않을까”라는 말로 이날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이날 방송은 고 신해철의 S병원에서의 수술과 그 이후 상황, 그리고 이에 대한 의문점들을 구체적으로 짚었다. 유가족과 매니저는 당시 수술에 대해 “위경련 같은 느낌의 복통을 호소했다”며, “길어도 한 시간 걸리는 수술이었는데 세 시간이 넘게 걸렸다”고 이상히 여기는 모습을 보였다. 이들의 말대로 당시 S병원 강원장은 수술이 성공적이었다고 말했지만, 신해철은 수술 5일 만에 심낭 천공으로 인해 사망했다.
‘그것이 알고 싶다’ 진행을 맡은 김상중은 “S병원 강원장은 이 천공이 자신이 한 수술과는 무관하다고 했다. 하지만 아직 사실을 알 수는 없다”고 말했다. 제작진 측은 당시의 진료기록 전부를 입수해 의료 전문가들에게 조언을 구했다. 앞서 S병원 측은 위축소술에 대해서는 부정하며, 장 수술 중 위벽이 약해 이를 위한 수술을 했다고 말했는데, 전문가들은 위축소술을 한 것이 맞는 것으로 보인다며 입을 모았다.
전문가들은 “위벽이 약해진 것으로 보이는 자료가 없다”며, 사진을 본 후 “위 축소술을 했으면 그 라인대로 찍는 것이 확실하다. 위를 꿰맨 자리가 위축소술을 위한 것”이라고 싶었다. 위 축소술을 하다가 횡경막에 상처가 생겼고, 이로 인해 심장 쪽으로 공기가 들어가며 천공을 발생시켰다는 분석이다.
당시 신해철의 진료기록 역시 이상한 점이 많았다. 위밴드 수술을 하러 갔는데 진료 기록에는 맹장수술이라고 돼 있고, 수술 후에는 담낭제거술을 한 것으로 기록돼 있었다. 윤원희 씨는 “쓸개가 없으면 육류를 잘 소화할 수 없으니 먹는 양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그냥 쓸데 없다고 생각을 해서 그냥 떼었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수술 동의서에는 없던 얘기”라고 강조했다.
이 외에도 S병원 측이 주장한 금식 조치에 대해 유가족은 당시 병원에서 받은 약 봉투를 보이며 “식후에 먹게 돼있다”고 말하는 등 다양한 증거들을 제시했다. 하지만 방송 말미에 김상중은 신해철과 관련된 의료 소송의 미래가 밝지 않다며 “의사협회에서 강력히 반대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일인데 환자와 가족을 위한 뭔가 있어야 하지 않나”라며 솔직한 의견을 제시했다.
의료사고 희생자들은 기소를 해도 승소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한다. 과연 신해철의 사고로 이 같이 집중적으로 조명된 사건이 속 시원한 해답을 이끌어낼 수 있을까? 아직 진실을 알아내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sara326@osen.co.kr
'그것이 알고 싶다'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