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이 될 수 있었던 것은 팬들의 영향이 크다."
전북 현대에 '명문'이라는 수식어가 어색할까? 5년 전 첫 번째 정규리그 우승이었다면 '아직은 아니다'라는 답변이 많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아니다. 첫 번째 우승 이후 전북은 두 차례나 더 정규리그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최근 6년 동안 3차례 정규리그 우승, 2차례 2위, 1차례 3위를 기록한 전북은 이제 다른 이들로부터 명실상부한 '명문' 소리를 듣고 있다.
인프라도 크게 바뀌었다. 첫 우승컵을 들어 올릴 때에는 현대자동차 사원 숙소의 일부를 빌어 생활하며 허허벌판 한 가운데에 위치한 그라운드에서 훈련을 했다. 그러나 이제는 세계에 내놓아도 최고 수준인 클럽하우스에서 생활하고, 마음을 먹으면 언제나 훈련을 할 수 있게 변했다. 최강희 감독이 항상 걱정했던 선수들에게 미치는 악영향은 아예 사라진 셈이다.

최강희 감독은 이와 같이 전북이 인프라는 물론 성적까지 모두 갖춘 명문이 될 수 있었던 이유로 "팬들의 영향"을 꼽았다. 최 감독은 "이동국, 최철순과 같이 3차례 우승한 선수도 있지만, 팀이 리빌딩을 하면서 선수가 많이 바뀌었다. 그럼에도 전북이 명문이 될 수 있었던 것은 팬들의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최강희 감독은 왜 팬들을 전북의 명문 도약의 일등공신으로 꼽은 걸까. 이에 대해 최 감독은 "처음 부임했을 때 클럽하우스에 대한 건축 필요성은 잘 몰랐다. 하지만 팬들이 매번 볼 때마다 클럽하우스를 언제 지을 거냐고 물었다. 결국 명문이 되는 건 팀이 팬들의 기대와 요구에 보답하기 위해 노력한 끝에 결과를 얻어내서 가능한 것이다"고 답했다.
최강희 감독은 정규리그를 7차례나 우승한 성남 일화를 예로 들었다. 성남은 K리그 구단 중 가장 많은 정규리그 우승 횟수를 자랑한다. 그러나 클럽하우스는 물론 이렇다 할 숙소도 없어서 선수들이 생활에 불편을 겪고 있다. 최 감독은 "가장 중요한 건 경기의 질을 높여서 우승을 하는 것이다"면서도 "그러나 성남은 7번이나 우승을 했지만 명문이라는 평가는 적었다. 결국 명문은 우승컵만 많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역사는 물론 스토리, 팀의 정서와 문화, 독특한 색깔, 열정적인 서포터즈가 있어야 한다"고 전했다.
최강희 감독은 세계적인 클럽하우스를 지어준 현대자동차에 대해 고마움을 표시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사실 콘테이너와 같은 가건물로도 괜찮다고 생각을 했다. 그저 선수들이 버스로 이동을 하지 않고 생활할 곳을 생각했다"고 밝힌 최 감독은 "현대자동차에서 세계적인 클럽하우스를 선물해줬다. 덕분에 명문으로 도약할 수 있는 모양새가 갖춰졌다"며 "클럽하우스의 존재로 인해 전북이 지방팀의 한계를 넘어서고 있다고 생각한다. 예전에는 전북이 선수들의 기피 구단이었지만, 이제는 먼저 오고 싶어한다"고 덧붙였다.
인프라는 물론 우승이라는 결과물도 챙긴 전북은 이제 그에 걸맞게 관중을 유치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선수단이 최강희 감독의 지휘 아래 성적을 내기 위해 구슬땀을 흘린다면, 사무국은 이철근 단장의 지휘 아래 늦은 시간까지 머리를 맞대어 관중을 늘릴 방법을 생각하고 있다. 그 결과 전북은 장기적인 계획에 초점을 맞추고 관중 늘리기에 노력하고 있다.
최 감독은 "단장님께서 평균 관중 2만명을 이야기하신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정규리그 경기서도 2011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때와 같이 4만 3000명이 오는 걸 보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가 질 높은 경기를 꾸준히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꿈을 꾸고 있다. 그런 꿈은 반드시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 방법의 일환으로 최강희 감독은 지역 사회 청소년들을 위한 학교 방문 등 사무국의 계획에 빠지지 않고 동참하고 있다. 그는 "전라북도 거주자 모두가 전북 구단에 관심이 있어야 한다. 내 팀, 그리고 내 고장의 팀이라는 인식이 생길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주말이면 전주월드컵경기장에 모여서 응원을 해야 한다는 인식이 생기도록 힘써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 잠재적인 팬들을 끌어 모아 서울과 수원 못지 않는 구단, 그 이상의 구단이 되고 싶다"고 궁극적인 희망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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