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원준 더한 두산, 미래는 좌완 왕국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4.11.30 06: 16

FA 투수 최대어 장원준(29)을 얻은 두산 베어스가 좌완 왕국으로 거듭날 준비를 마쳤다.
두산은 지난 29일 장원준과 4년 84억원에 계약했음을 발표했다. 이로써 두산은 외국인 선수 2명을 포함해 기존의 유희관, 새로 가세한 장원준까지 4명의 확실한 선발요원을 확보했다. 특히 유희관과 장원준은 리그 정상급 이닝이터라는 점에서 더욱 돋보인다.
전통적으로 두산은 좌완이 부족한 팀이었다. 특히 선발이 그랬다. 지난해 유희관의 10승은 1988년 윤석환 이후 베어스 토종 좌완이 25년 만에 거둔 두 자릿수 승리였다. 그만큼 두산은 좌완 에이스에 목말라 있었다. 불펜으로 눈을 돌려도 좌완은 풍족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유희관은 올해 12승 9패, 평균자책점 4.42로 시즌을 마쳐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기록했고, 177⅓이닝으로 토종 최다이닝 투수가 됐다. 기록으로 봤을 때 리그 전체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좌완 선발투수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기에 장원준이 들어왔다. 장원준은 지난 2008년부터 5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경찰청 복무 기간 제외)를 해낸 꾸준함이 최대 장점이다. 또한 유희관 못지않은 이닝이터다. 입대 전인 2011년 180⅔이닝, 올해 155이닝을 책임진 든든한 어깨다.
이현승이 선발진의 남은 한 자리를 두고 펼치는 경쟁에서 노경은, 이재우 등에 앞선다면 두산은 국내 선발 3자리를 모두 좌완으로 채울 수도 있다. 이제 좌완이 없어 고민하던 과거와는 다르다. 또 다른 좌완 진야곱도 선발 경쟁에 뛰어들 수 있다.
지금은 불펜에도 좌완이 전보다 풍부해졌다. 올해는 이현승, 함덕주가 힘겹게 지탱했지만, 시즌 막판에 1군으로 올라와 가능성을 보여줬던 장민익도 다음 시즌에는 개막전부터 나설 수 있다. 여기에 마무리훈련에서 김태형 감독의 호평을 받은 이현호도 기회를 기다리고 있다. 선발과 불펜 모두 구단 역사상 좌완이 가장 풍족한 시즌을 보낼 준비가 되어 있다.
무엇보다 유희관과 장원준이 구성할 국내 좌완 원투펀치가 가장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더스틴 니퍼트, 유네스키 마야와의 재계약에 성공하거나 그 이상의 투수를 영입한다면 두산은 리그 최고 선발진을 보유하게 될지도 모른다. 두산이 다가올 시즌에 미래의 좌완 왕국 건설을 위한 토대를 마련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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