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가 역대 투수 최고 금액을 제시하며 장원준(29)을 영입했다. 29일 두산은 총액 84억원에 장원준과 4년 계약을 했다고 발표했다. 옵션은 단 4억원이었고, 80억원이 보장되는 계약이었다.
이미 원 소속팀 롯데 자이언츠가 88억원을 제시했지만 거절하고 시장에 나온 장원준은 자신을 위해 가장 공을 들인 두산의 품에 안겼다. 장원준 계약을 진두지휘한 이는 김승영 사장이었다. 김 사장은 잠시 장원준과 만났을 뿐 협상 테이블에 앉아 계약을 직접 마무리하지는 않았지만, 자신의 아이디어로 기본적인 계획을 짰다.
“내가 직접 계약한 것은 아니다”는 김 사장은 “가이드라인만 줬을 뿐이다. 계약은 단장과 운영팀장이 했다. 나는 처음 만났을 때만 있다가 금방 자리에서 일어났다”고 덧붙였다. 김 사장의 말대로 김태룡 단장과 김승호 운영팀장의 주도 하에 계약이 원만하게 이뤄지며 장원준은 두산 선수가 됐다.

김 사장은 장원준을 잡기 위한 금액을 최대 90억원 수준으로 책정했다. “90억원을 넘어가면 나올 부정적인 여론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롯데에 줄 보상선수와 보상금(6억 3000만원)을 합해서 90억원 안에서 해결하려고 했다“는 것이 김 사장의 설명. 보상금 포함 90억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금액으로 두산은 장원준을 잡았고, 김 사장은 28일에서 29일로 넘어가는 자정 즈음에 계약이 완료됐다는 전화를 받았다.
이 과정에는 장원준을 새 식구로 맞이하기 위한 선수들의 도움도 컸다. 김 사장은 “(홍)성흔이도 28일에 장원준이 서울에 온다는 말을 듣고 두산에서 같이하자고 얘기했다고 하더라. 그리고 (민)병헌이, (유)희관이, (김)현수, (노)경은이도 전화를 했다고 들었다. 가득염 코치도 롯데에서 선수 생활을 같이 해서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팀 전력 강화를 위한 선수들의 노력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로써 두산은 외국인 선수 2명에 유희관, 장원준까지 확실한 선발 4명을 확보했다. 남은 한 자리는 노경은, 이재우, 이현승, 진야곱, 조승수 등이 경쟁하는 구도다. 김 사장은 “선발 4명은 확보가 됐는데, 외국인 선수 계약을 잘 해야 한다. 144경기가 되기 때문에 투수력이 바닥나면 무너진다”는 말로 마운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장원준의 가치는 경기 수가 늘어나고 3일 휴식이 사라지는 다음 시즌에 더욱 빛을 발할 것으로 보인다.
새로 합류할 장원준이 잘 해줄 것이라는 희망도 숨기지 않았다. 김 사장은 “잠실은 넓으니 더 편하게 던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평균자책점이 높다는 지적도 있지만 우리 야수들의 도움으로 안정된 피칭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해 큰 기대를 나타냈다.
한때 여러 팀의 경쟁으로 몸값이 100억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예측도 많았지만, 두산은 보상금 포함 90억원 선에서 장원준 영입작업을 끝냈다. 새 동료들의 정성도 큰 몫을 했다. 자신을 미리 환영해준 새로운 동료들과 함께 장원준이 두산의 명예회복에 앞장설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nic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