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는 올 시즌 FA(자유계약선수) 시장에서 일찌감치 발을 떼고 있는 상태다.
아직 시장이 다 끝나지도 않은 상태에서 총액 500억원을 훌쩍 넘긴, '핫'한 시장이지만 넥센은 아직 발을 들이지도 않았다. 넥센 관계자는 "내부 FA인 이성열을 기본적으로 잡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고 했지만, 이외 외부 FA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생각도 하지 않고 있다"고 딱잘라 말했다.
그러나 다른 팀들은 FA를 통해 전력을 보강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한화가 좌완 권혁을, 두산이 좌완 장원준을 영입하며 마운드를 탄탄히 했다. kt는 FA에 20인 보호선수 외 지명까지 더해 실속을 챙겼다. 그러는 동안 창단 후 외부 FA가 없던 넥센은 올해도 조용하다. 넥센의 '믿는 구석'은 어디에 있을까.

넥센은 당장 토종 선발이 시급한 팀이다. 올해 토종 선발진이 무너지면서 시즌 초반 고생을 했다. 그러나 문성현이 9승을 하며 기대감을 키웠다. 제대 후 1군에서 많은 경기에 나선 언더 김대우도 내년을 기대하게 만들고 있다. 금민철, 하영민 등도 2군에서 내년을 준비해왔다.
여기에 상무에서 마무리로 뛴 김정훈이 제대 후 합류했고 신인 최원태도 당장 내년 1군에서 뛸 만한 자원으로 꼽힌다. 현재 불펜 중 한 명의 선발 전환이 확정된 상황에서 이들이 넥센 불펜에 숨통을 틔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상황에 따라 선발로 투입될 가능성도 있다.
이들과 호흡을 맞출 포수 부문에서는 2011년까지 백업 포수로 뛰었던 유선정이 공익 근무를 마치고 지난 6월 제대했다. 염경엽 감독은 유선정의 식단, 운동까지 보고받으며 그동안 체계적인 훈련이 어려웠던 그의 컨디션 회복을 지켜보고 있다.
자원이 풍부한 야수 쪽은 넥센의 자랑이다. 넥센은 별다른 자원 유입 없이도 내년을 기다리고 있는 선수들이 많다. 올 시즌 시범경기의 스타 강지광이 무릎 재활 마무리 단계에 있다. 이번에 경찰청에서는 내야수 장영석이 제대했다. 입대 전 많은 기대를 받아온 장영석의 거포 잠재력이 발전했을지가 관건이다.
다른 팀에 비해 소소한 보강이지만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처럼 넥센이 전력 강화에 성공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일이다. 올 시즌 기적처럼 한국시리즈에 올랐으나 2%의 부족함을 느끼며 우승에 실패했던 넥센. 내년 역시 자원 영입 없이도 더 강해질 수 있다는 희망을 볼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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