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든싱어’가 이제 세 번째 시즌의 막을 내렸다. 매회 대박을 터뜨리며 지상파 예능프로그램들과 겨뤄 부럽지 않은 시청률 성적을 냈던 ‘히든싱어’는 이번 시즌에서도 이선희, 이재훈, 이승환, 윤종신, 이적, 인순이 등 음악프로그램에서 쉽게 볼 수 없었던 가수들을 불러 모아 매 방송 그야말로 ‘핫’했다.
‘히든싱어3’는 항상 방송이 시작되기도 전에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랭크됐고 방송이 시작되면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올라간 후 내려올 줄 몰랐다. 이러한 인기에 섭외도 어렵지 않게 이뤄졌고 더 이상 ‘히든싱어’가 무엇인지 가수들에게 설명하지 않아도 될 만큼 시청자들에게 인기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시즌이 거듭될수록 ‘막귀’는 사라졌고 시청자들의 ‘듣는 귀’는 업그레이드 됐고 방송에 대한 평가도 냉철해졌다.
“시즌이 지나면서 프로그램이 더 알려지고 많은 분들이 알아줘서 감사해요. 시즌1에서 섭외할 때 프로그램 내용을 설명하기 힘들었는데 이제는 설명하지 않아도 다 아니까 감사해요. 그런데 시즌이 거듭될수록 제작진이 느끼는 부담감이 커지고 프로그램을 만드는 게 힘들어지는 것 같아요. 시청자들의 듣는 귀도 향상돼서 조금만 비슷하지 않아도 냉담하고 날카로운 지적이 있죠. ‘히든싱어’가 심장이 쫄깃쫄깃 하거나 심쿵 한다는 반응이 있는데 시즌3 하면서 제작진은 심장이 졸아 들 때가 있었어요. 그만큼 쉽지 않았죠. 다행히 좋은 결과가 나와서 굉장히 보람 있었어요.”

조승욱 PD를 포함한 작가, PD들 제작진은 매번 녹화가 쉽지 않았다. 프로그램 특성상 데뷔 10년차 이상의 인지도가 높은 가수들을 섭외해 모창능력자들과 대결을 펼치는, 그야말로 매회 특집이었다. 매주 체력전에 상당한 스트레스가 있었을 거라 예상된다. 거기다 시즌3까지 왔으니 그 부담감은 말로 표현이 안될 터.
“시즌1, 2보다 긴장감과 압박감 속에서 아슬아슬하게 준비한 것 같아요. 기대도 높아졌고 때문에 제작하는 것도 조심스러웠어요. 그동안 시즌1, 2에 소위 모창자가 있는 가수들이 출연했기 때문에 시즌3에는 모창하기 힘든 가수들을 섭외했어요. 그만큼 모창이나 싱크로율이 노력한다고 되는 게 아니니까 모창자들을 찾는 것이 뜻한 만큼 잘 안될 때 힘들었어요.”

그러나 시즌3에서 11명의 원조가수들이 출연해 모창능력자들과 아름다운 대결을 펼쳤다. 시즌2까지만 해도 원조가수가 탈락하면 엄청난 충격이었고 시즌3에서도 마찬가지였지만 이번에는 원조가수와 모창능력자들 간의 대결 그 자체가 큰 감동이었고 즐거움이었다. 모창능력자이자 원조가수의 팬들인 모창자들은 매회 원조가수를 향한 노래를 불렀다. ‘사랑의 세레나데’ 같은 모창능력자들의 노래선물은 원조가수를 울리고 웃겼다.
“모창능력자들 대부분이 원조가수를 따라할 정도로 좋아하고 그 가수를 연구하며 노래한 사람들인데 해당 가수 섭외가 성사돼서 녹화하고 좋아하던 스타와 노래하는 꿈같은 경험을 해서 좋아하는 걸 보면 보람돼요. 그런 기회를 갖게 해줘 고맙다고 제작진에게 표현할 때 보람을 느꼈어요.
특히 ‘히든싱어3’에 출연한 원조가수들의 과거 노래들이 대중에게 다시금 주목받고 음원차트 상위권에 랭크되는 등 음원 역주행이 일어났다. 환희 편 방송 후 각종 음원사이트에서는 라운드곡들이었던 ‘가슴 아파도’, ‘미씽유’, ‘남자답게’ 등이 차트에 진입했다. 이재훈 편 방송도 마찬가지였다. 또한 이선희의 ‘그 중에 그대를 만나’를 비롯해 이승환의 ‘어떻게 사랑이 그래요’는 KBS 2TV ‘뮤직뱅크’ K-차트에 오르기도 했다.
“원조가수들이 여러 우여곡절 끝에 출연을 결심해 나왔는데 방송된 뒤 원조가수의 음악세계가 재조명되기도 하고 이승환 라운드곡 ‘어떻게 사랑이 그래요’가 8년 전 노래인데 음원차트에서 1위하고 ‘뮤직뱅크’에서 8위도 하는 등 다시 주목받는 것이 보람됐어요. 대중이 예능인으로만 봤던 윤종신 씨를 다시 가수, 음악인으로서의 모습으로 시청자들에게 환기시킨 것도 보람 있었어요.”
‘히든싱어3’는 매회 특집 방송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은 감동과 재미를 이끌어냈다. 이재훈 편에서는 이재훈과 형제라고 할 정도로 외모가 닮은 ‘성수동 이재훈’ 임재용은 엄청나게 화제가 됐다. 우연이라고 믿기 힘들 정도로 비슷한 의상을 입고 등장해 유쾌한 충격을 선사했고 이승환 편은 ‘히든싱어’ 사상 최초로 라이브 밴드로 진행되기도 했다.

“기억에 남는 한 편을 꼽기가 어려워요. 부모 같은 심정으로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이 없고 다 소중한 것처럼 한 편, 한 편 다 기억에 남죠. 굳이 꼽자면 이재훈 편이 기억이 남아요. 제작진이 전혀 의도하지 않았는데 임재용 씨가 이재훈과 비슷한 옷을 입고 나왔었죠. 귀신에 씌인 것처럼 놀랐어요. 그 편이 재미있게 잘 됐죠. 이재훈이 모창능력자들과 관계를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고 연말 콘서트에 오를 예정이에요. 또 이적 편, 이승환 편도 기억에 남아요. 시즌1부터 러브콜을 보냈는데 어렵게 출연결심해서 나왔죠. 그래서 이들이 자신을 좋아하는 팬들과 만나고 이들의 음악을 다시 새롭게 들을 수 있었던 것 같아서 좋았어요.”
하지만 아쉬웠던 것 하나. 오랜 시간 팬들이 고대했던 박효신을 비롯해 이소라, 서태지 등 모창능력자 모집 라인업에 있었던 가수들을 볼 수 없었다. 이승환, 이적 등 음악프로그램에서 쉽게 볼 수 없었던 가수들이 출연해 박효신, 이소라, 서태지 등이 가수들이 출연해 모창능력자들과 대결하는 것을 기대했지만 출연이 성사되지 않았다.
“이승철, 이소라, 박효신, 조용필, 서태지와 ‘히든싱어3’를 해보고 싶었는데 방송출연을 잘 안하고 스케줄이 맞지 않아 못했어요. 섭외에 성공 못했는데 그분들을 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예심도 해서 모창능력자들도 어느 정도 선발했고 좋은 음악들도 있어서 어떻게든 만들 수 있고 있었는데 못했죠. 무엇보다 박효신 편을 못해 아쉽죠. 가수 지망생들이 박효신을 롤모델로 연습한 사람들이 있더라고요. 박효신의 절대 가창력을 다 따라할 수는 없겠지만 박효신을 좋아하고 따라 부른 사람들이 있는데 못해서 아쉬워요.”
‘히든싱어3’가 끝나니 많은 시청자들이 궁금한 것 하나. 시즌4가 언제 방송 되느냐다. 시즌2가 끝났을 때도 제작진은 시즌3 제작가능성에 대해 확실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지만 시즌3가 제작됐고 아직 모창자들이 있는 가수들이 있기 때문에 시즌4 제작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간 6개월 준비하고 새 시즌을 준비했는데 시즌3에서 섭외에 어려움을 겪었었어요. 원조가수와 모창자 그룹이 준비돼야 방송을 할 수 있는데 모창자가 있는 가수들이 많지 않았고 스케줄도 안 맞아서 못했죠. 빨리 돌아올 수는 없을 것 같고 섭외가 이뤄지고 새로운 모창능력자들이 나타나줘야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당장은 어려울 것 같은데 모창자들이 생기고 시청자들이 원해주시면 언젠가는 돌아오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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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민 기자 ajyou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