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와이번스 포수 이재원(27)은 긴 침묵을 깨고 올해 주전으로 도약,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이재원은 올 시즌 120경기에 출전, 타율 3할3푼7리(412타수 139안타) 12홈런 83타점 OPS .920으로 활약을 펼쳤다. 데뷔 후 처음으로 규정타석을 채웠고, 성적 역시 가장 좋았다. 타율 11위, 타점 18위, OPS 16위 등 고른 부분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인정 받았다.
그렇지만 이재원은 프로야구 선수들의 최고 축제 골든글러브 시상식에 초대받지 못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30일 골든글러브 후보 43명의 이름을 공개했다. 이재원은 포수와 지명타자 어느 쪽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이번 골든글러브 포수부문 후보는 양의지(두산), 김태군(NC), 이지영(삼성)이다. KBO에서 공개한 기준은 포수 출전 85경기, 그리고 타율 2할6푼 이상이다. 타율 기준은 매년 리그 평균성적에 따라 바뀌지만 경기 출전수(리그 경기의 2/3 이상)는 바뀌지 않는다.
이재원은 포수로 61경기, 지명타자로 58경기에 출전해 포수 후보로 선정되지 못했다. 인천 아시안게임 포수 국가대표로 출전하기도 했던 이재원이 정작 골든글러브에는 후보에도 오르지 못한 것. 박근찬 KBO 홍보팀장은 "경기 출전 수는 타협이 불가능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지명타자는 어떨까. 이승엽(삼성), 홍성흔(두산), 나지완(KIA)이 버티고 있다. 이 가운데 역대 최고령 3할-30홈런-100타점을 동시 달성한 이승엽의 수상 가능성이 높다. 이재원이 지명타자로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해도 수상이 쉽지는 않았을 전망이다. 박 팀장은 "만약 이재원 선수가 포수보다 지명타자로 더 많이 나갔다면 가능했을텐데 아쉽다"고 했다.
수상 가능성을 떠나 선수는 골든글러브 후보에 오르는 것만으로도 영광으로 여긴다. 만약 이재원이 2경기만 더 포수가 아닌 지명타자로 출전했다면 지명타자 골든글러브 후보 발탁은 가능했다. 성적은 훌륭했지만 정해진 규정의 허들을 넘지 못한 이재원은 내년을 기약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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