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ACL 초대장은 한 장이었다. 마지막 90분 전쟁은 치열했다. 서울은 환호성을 질렀고, 포항은 고개를 떨궜다.
포항 스틸러스와 FC 서울은 30일 K리그 클래식 3위에 주어지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놓고 나란히 최후의 일전에 나섰다. 포항은 안방에서 수원 삼성을 상대했고, 서울은 제주 원정길에 올랐다.
3위 포항(승점 58, 골득실 +12)이 한결 여유로운 상황이었다. 승점 1점만 추가하면 4위 서울(승점 55, 골득실 +13)의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3위를 확정지을 수 있었다. 반면 서울은 무조건 제주를 잡고, 포항이 수원에 발목을 잡히길 바라야 하는 어려운 상황.

포항은 지난 26일 서울전과 마찬가지로 스리백 카드를 들고나왔다. 김광석, 배슬기, 김준수가 뒷문을 든든히 지켰다. 반면 수원은 득점왕에 1골 모자른 산토스를 필두로 포항의 골문을 노렸다.
반면 승리가 필요한 서울은 기존의 스리백 대신 포백 카드를 꺼내들었다. 왼쪽부터 고광민 이웅희 김주영 고요한이 포백 라인을 형성했다. 박희성, 에벨톤, 에스쿠데로, 윤일록 등이 제주 골문을 조준했다.
▲전반 19분
일찌감치 김이 새는 듯했다. 골이 필요한 서울이 도리어 전반 19분 만에 선제골을 허용했다. 제주의 황일수가 서울 수문장 김용대와 일대일 상황서 침착한 오른발 칩슛으로 갈 길 바쁜 서울에 찬물을 끼얹었다. 서울은 0-1로 뒤진 채 후반을 기약했다.
▲후반 3분
수원과 전반을 0-0으로 마감한 포항은 후반 초반 선제골을 뽑아내며 ACL 티켓에 한걸음 다가섰다. 후반 3분 오른쪽 측면에서 올라온 김승대의 프리킥 크로스를 중앙 수비수 김광석이 오른발로 밀어넣었다.
포항과 서울에 남은 시간은 42분. 서울은 더 이상 실점하지 않은 채 2골을 넣어야 했다. 반면 포항은 수원에 2골 이상만 내주지 않으면 됐다. 이때까지만 해도 포항의 ACL 진출이 매우 유력해 보였다.
▲후반 중후반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숨막히는 구도가 형성됐다. 수원이 2골을 내리 넣으며 2-1로 역전했고, 서울도 후반 24분 윤일록이 1골을 만회하며 1-1로 맞섰다. 포항과 수원의 경기가 이대로 끝나고 서울이 1골을 더 넣고 이긴다면 ACL 티켓은 서울의 몫이었다.
▲후반 44분
서울이 짜릿한 드라마를 써냈다. 포항은 수원에 1-2로 뼈아픈 역전패를 당했다. 서울은 후반 44분 오스마르가 에스쿠데로의 도움을 극적인 결승골로 연결시키며 2-1 역전승에 마침표를 찍었다. 서울이 골득실에서 포항을 3골 차로 따돌리고 극적으로 ACL 티켓을 차지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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