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기지 않은 결과라 지금도 받아들이기 힘들다."
포항은 30일 오후 2시 안방인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2014 K리그 클래식 38라운드 최종전서 수원에 1-2로 뼈아픈 역전패를 당했다.
이로써 포항은 서울과 승점 58로 동률을 이뤘지만 골득실에서 3골 차로 뒤지며 K리그 클래식 3위에 주어지는 다음 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서울에 양보해야 했다. 지난 2012년부터 올해까지 3년 연속 ACL 무대를 밟았던 포항으로선 매우 뼈아픈 결과였다.

황선홍 포항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서 "마땅히 할 말이 생각나지 않는다"고 힘겹게 말문을 연 뒤 "지금도 결과를 받아들이기 어렵다. 1년 동안 최선을 다했지만 홈팬들에게 마지막까지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해 죄송하다. ACL 진출 좌절이 많이 아쉽다"고 고개를 숙였다.
황 감독은 "경기는 예상했던 대로 흘러갔다. 마지막 실점 장면에서 실수가 있었던 게 패인이다. 믿기지 않은 결과다. 많이 당황스럽다. 선수들은 준비한대로 최선을 다했다"고 아쉬워했다.
포항은 올 시즌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K리그 클래식 팀 중 유일하게 외국인 선수 없이 시즌을 소화했다. 시즌 중간엔 에이스 이명주가 해외로 진출했다. 또 선두권 싸움이 한창일 땐 김승대 손준호가 2014 인천아시안게임 대표로 차출돼 전력 구성에 애를 먹었다.
그럼에도 황 감독은 "핑계대고 싶은 생각은 없다. 나도 (수비적인) 축구를 선호하지는 않는다. 서울전도 마찬가지"라며 "하지만 감독은 냉정해야 한다. 승부를 내고 싶다고 다 낼수는 없는 노릇이다. 여러가지 상황을 봤을 때 (스리백이) 적합하다고 생각했다. 실패는 전적으로 감독의 몫이다. 결과를 못 내 아쉽다"고 덧붙였다.
황 감독은 시즌 도중 포백에서 스리백으로 전술 변화를 시도했다. 황 감독은 "전술 변화가 독이 됐다. 어려움을 전술적으로 타개하려고 해서 우리만의 색깔을 잃어버렸다"면서 "내용과 결과를 모두 얻긴 어려운 상황이었다. 내년에 다시 새로운 시작을 하려고 계획을 세웠는데 결과적으로 실패로 끝났다. 하지만 축구는 계속돤다. 포항의 축구를 펼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다음을 준비하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황 감독은 최근 일본 J리그 사령탑 내정설에 관해 "내년에도 당연히 포항에 있을 것"이라는 말로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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