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이 개국한지 3년차에 들어섰다. 개국 당시 0%대의 시청률을 기록, 소수점으로 수치를 매겨야 했던 종편 시청률이 시간이 지날수록 시청률 상승곡선을 그리며 이제는 기본 1%대를 나타내고 있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JTBC, MBN, 채널A, TV조선을 포함한 11월 월간 시청률 합계는 6%가 넘는다. 종편 시청률은 개국 첫 번째 한 달 시청률 1.625%에서 6%대까지 올랐고 개국 2주년에 비해서도 1%P 가량 증가, 눈에 띄는 성장을 했다.
JTBC는 예능프로그램에 집중 투자해 ‘비정상회담’과 같은 대박 프로그램을 탄생시켰고 드라마 ‘밀회’로 웰메이드 드라마를 생산하는 방송사라는 이미지가 확립됐다. 또한 손석희 앵커를 내세워 파격적으로 뉴스를 2시간으로 편성, 지상파 뉴스보다 더욱 화제가 되는 콘텐츠들을 선보이고 있다. MBN은 개국 때부터 꾸준히 밀었던 ‘황금알’, ‘엄지의 제왕’처럼 정보와 재미를 겸비한 인포테인먼트 장르로 고정 시청자들을 확보했고 ‘나는 자연인이다’, ‘휴먼다큐 사노라면’ 등은 지상파 부럽지 않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채널A는 정치의 미학을 살린 뉴스쇼로 틈새를 뚫고 들어갔다. 종편들이 개국한 후 갈피를 못잡고 허우적거릴 때 채널A는 ‘쾌도난마’와 같이 뉴스를 재미있고 쉽게 다루는 프로그램들을 선보였다. 또한 이영돈 PD의 ‘먹거리 X파일’ 등과 같은 교양프로그램으로 타 방송사보다 채널A의 색깔을 확립했다. TV조선은 대부분 보도 프로그램에 집중하면서 보도에 강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이처럼 종편 4사에게 좋은 면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해를 거듭할수록 문제가 커졌으면 커졌지 작아지지는 않았다. 겉으로 보기에는 종편들이 꽤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듯 하지만 내부를 들여다보면 문제가 꽤 복합적이다.
방송관계자들에 따르면 JTBC는 지상파도 위협할 만큼의 화제성 있는 프로그램들을 내놨지만 공격적인 투자는 오히려 적자폭을 늘려 놨다. 최근 JTBC는 새로운 예능프로그램들을 쏟아내고 있지만 그만큼의 적자폭을 줄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TV조선, MBN, 채널A는 젊은 시청자들을 새롭게 유입시키는데 상당히 소극적이다. TV조선은 상황이 심각하다. 보도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지만 시사보도 프로그램 편중이 과도하다. 이는 곧 종편 재승인 심사로 이어진다. 이에 중간 중간 드라마를 편성하고는 있지만 단지 구색 맞추기식이다. 또한 예능·교양 프로그램은 종편 주시청자층인 중장년에 맞춘 프로그램들만 제작하고 있어 화제성에서도 떨어진다. 방송관계자들에 따르면 타 종편에 비해 적자폭은 눈에 띄게 줄었지만 소극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는 뜻으로, 창의적이고 질 좋은 콘텐츠를 생산하는 데는 어렵다고 볼 수 있다.
MBN 또한 마찬가지다. 종편으로 출범하기 전 보도전문채널이었던 만큼 타 종편 방송사와 달리 시청자들을 확보한 상태였기 때문에 유리한 위치에서 시작했지만 한 장르(인포테인먼트)에만 매달리는 모양새다. 새로 만든 프로그램들도 집단토크쇼, 인포테인먼트 장르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이전과 같은 신선한 재미를 주지 못하고 있다는 것. 때문에 MBN은 개국 2주년 당시 인포테인먼트 프로그램의 한계성을 인지하고 새로운 장르를 구축하려고 했지만 여전히 인포테인먼트에 머물러 있는 상태다.
채널A는 이영돈 PD가 퇴사하면서 힘이 빠졌다. 이영돈 PD가 퇴사하기 전까지만 해도 교양프로그램에서는 종편 중 가장 강한 모습을 보였지만 현재는 아쉬운 상황이다. 또한 ‘광화문 콘서트’, ‘싸인’과 같은 새로운 프로그램들을 선보였지만 화제성이 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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