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 3주년①] 종편이 밥? 지상파도 위협하는 JTBC 독주
OSEN 강서정 기자
발행 2014.12.01 07: 11

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이 개국 3주년을 맞았다. ‘서당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라는 속담이 있다. 모르는 분야라도 최소 3년이면 뭐라도 할 수 있다는 뜻의 이 속담처럼 종편이 어느 정도 각자 색깔을 갖추고 자리를 잡았다. JTBC, MBN, 채널A, TV조선 등 종편 4사 중 눈에 띄게 선전한 방송사도 있고 크게 활약하지 못한 방송사도 있었다.
종편 방송사들이 개국 후 1년 동안은 공격적으로 프로그램을 제작에 열을 올리며 비슷비슷한 성적을 보였다. 그러나 2년 차 이들의 성적이 확연하게 갈렸고 3년 차에 접어들고 나서는 JTBC의 독주 속에 나머지 종편들의 경쟁이 벌어졌다.
◆ 지상파도 위협하는 JTBC

JTBC는 올해 예능프로그램에서 지상파 못지않은 좋은 성적을 거뒀다. ‘비정상회담’, ‘히든싱어3’,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크라임씬’ 등은 그야말로 ‘무한도전’ 부럽지 않은 관심을 받았다. 특히 ‘비정상회담’은 출연자 중 MC(성시경, 전현무, 유세윤)를 제외하고는 유명인이 없었지만 11개국의 외국인들이 각자 다양하고 신선한 시각으로 치열한 토론을 펼치며 큰 인기를 얻었고 동시간대 방송되는 SBS ‘힐링캠프’와 KBS 2TV ‘안녕하세요’를 위협했다.
또한 드라마도 신드롬을 불러 일으켰다. 김희애, 유아인의 파격적인 멜로를 그린 ‘밀회’는 드라마 관련 시상식에서 수상했고 지상파에서 ‘밀회’를 패러디할 만큼 화제였다.
JTBC 성기범 홍보마케팅 팀장은 OSEN에 “올해는 보도와 드라마‧예능이 각각 성과를 올리면서 시너지효과를 냈다. 채널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마련된 한 해였다. 특히 예능의 경우 11시대 주중, 또 주말 예능 프로그램이 호응을 얻으면서 이 시간대를 JTBC 예능 프라임존으로 인식시키는데 주력했고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프라임시간대를 전후로 새로운 프로그램이 투입되고 있다. 예능 프라임존을 확장시켜나가는 단계”라며 “내년에는 예능 프라임존을 한층 더 강화하는 것 뿐 아니라 시청자의 기대에 부응하는 좋은 드라마까지 내놓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보도 역시 신뢰를 저버리지 않는 뉴스로 보답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 다양성 시도 채널A
채널A는 방송사의 정체성을 확립시킨 이영돈 PD가 지난 8월 퇴사하면서 타격을 입었다. 이영돈 PD의 ‘먹거리 X파일’이 대표 프로그램으로 채널A의 시청률과 인지도를 끌어 올렸지만 그의 퇴사로 큰 영향을 받았다.
그러나 ‘광화문 콘서트’, ‘싸인’ 등과 같이 새로운 형태의 프로그램을 제작, 다양한 시도를 한 것은 종편으로서 큰 성과다. 특히 개국 당시부터 방송을 시작한 ‘이제 만나러 갑니다’가 지금까지도 계속해서 방송되고 있고 종편 장수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는 점은 괄목할 만하다.
채널A 관계자는 “우리는 특히 남들이 시작하지 않은 길을 시작한 게 3년차에 성과로 얻고 있다. ‘특별취재 탈북’은 종편 최초로 휴스턴국제영화제에서 다큐멘터리 부분 대상 수상과 방송대상을 수상했다”고 말했다.
또한 “‘이제 만나러 갑니다’는 ‘15년 전 헤어진 동생을 찾고 싶다’고 출연한 한 출연자가 출연 후 약 한달 만에 동생을 찾았다. 어려운 길이지만 세상의 변화에 기여하는 게 결과로 나왔다. 출연자들은 한국 정착을 넘어 해외까지 북한 인권 보장을 알리는 글로벌 평화 전도사로 활약 중이다”고 설명했다.
모큐 드라마 ‘싸인’도 꾸준히 시청자들로부터 관심을 받고 있다. 이 관계자는 “‘싸인’과 비슷한 형태의 프로그램이 다른 채널에서 많이 생길 정도로 종편 프로그램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광화문 콘서트’에 대해서는 “서울시내에서 가장 유동인구가 많은 한국의 타임스퀘어 격인 청계광장에서 시청자와 직접 만나는 프로그램으로 의미가 있다. 종편 채널 중 한 명의 가수를 콘서트로 풀어낸 유일한 프로그램이었다”고 덧붙였다.
채널A는 국내 방송 사상 최초로 영국의 BBC 방송사와 공동 제작하고 동시 편성하는 ‘지구의 경고, 와일드 웨더’를 오늘 개국 3주년에 방송한다.
◆ 중장년 시청자 공략 MBN
MBN은 개국 당시부터 꾸준히 밀었던 인포테인먼트 프로그램으로 중장년 시청자층을 흡수하면서 시청률을 올렸다. 젊은 시청자들 사이에서 크게 인기를 얻으며 화제를 불러일으킬 만한 프로그램은 없었지만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프로그램 관련 내용이 수없이 등장했다.
무엇보다 MBN은 종편 주시청자층인 중장년 시청자들을 타겟으로 한 프로그램인 ‘황금알’, ‘엄지의 제왕’처럼 정보와 재미를 겸한 인포테인먼트 장르와 ‘나는 자연인이다’, ‘휴먼다큐 사노라면’ 등의 교양프로그램들을 주로 제작해 시청률 면에서는 종편 4사 중 가장 높았다.
특히 김은혜 앵커 영입으로 MBN의 뉴스가 시청자들을 끌어 들였다. 김은혜 앵커가 오후 시간대의 뉴스를 맡으면서 시청률이 상승했다.
MBN 류호길 편성국장은 “MBN은 종편 4사 중 29개월 1위를 기록하며 시청률 측면에서 우세를 보였다. 이와 더불어 2011년 12월 개국 이래 3년 간 종편 시청률의 기록을 거듭 경신해왔고, 교양과 예능 등 장르를 불문한 다양한 프로그램에서 다양한 기록을 양산해냈다. 특히 종편 4사의 황금시간대인 오후 10시와 11시 시청률 경쟁에서는 MBN만이 평균 3%대의 높은 시청률을 유지하며 종편 1위는 물론 지상파 프로그램까지 위협하는 힘을 보여줬다. 2014년의 기세를 몰아 2015년에는 더 많은 시청자와 만나고 싶다”고 전했다.
또 “2015년에는 인포테인먼트와 힐링 중심에서 좀 더 다양한 장르로 다가설 것이다. 순수 오락 프로그램과 음악 프로그램 분야, 드라마 등 더 좋은 프로그램을 선보이기 위해 색다른 시도도 많이 할 것이다. 시청자들 반응에 맞춘 발빠른 프로그램 개편과 장르 개발, 맞춤형 편성전략으로 내년 연말에 3%대를 넘어서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 주춤 TV조선
TV조선은 종편 4사 중 활약이 가장 약했다. 박수홍, 양준혁과 탈북 여성들의 가상 결혼생활을 다룬 ‘애정통일 남남북녀’만이 인기를 끌었을 뿐 드라마 ‘백년의 신부’를 비롯해 ‘불꽃 속으로’, ‘최고의 결혼’ 등이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다. 인포테인먼트 프로그램도 이미 MBN에서 적극적으로 제작, 방영하고 있어 큰 성과를 내기에는 부족했다.
TV조선 관계자는 “올해 안정화 돼가고 있고 4년차는 좀 더 심화학습 과정으로 가는 거다. 종편 시청자들이 어떤 것을 좋아하고 관심 있어 하는지 파악을 했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을 단단하게 만들어 가는 과정이다. 지금까지 잘 해왔던 프로그램은 그대로 이끌어 가고 변신할 준비도 돼 있다. 내년에 드라마, 예능, 교양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눈에 띄는 활약은 없었지만 TV조선은 오는 2014년 2월 케이블채널 tvN과 합작으로 1960년대부터 90년대까지 이야기를 다룬 10부작 단막극을 선보일 예정이다.
kangsj@osen.co.kr
JTBC, MBN, 채널A, TV조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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