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 vs '닥프', 확 다른 리메이크법
OSEN 박현민 기자
발행 2014.12.02 14: 47

tvN 드라마 '미생'과 OCN '닥터 프로스트'는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다. 웹툰이라는 공통분모를 지닌 두 작품은 드라마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조금은 다른 리메이크법을 택해 눈길을 끈다.
'미생'은 원작 스토리를 충실하게 따라가되, 드라마적 재미를 위한 인물과 사건을 일부 가미시키는 방식을 채택했다. 대신 박대리(최귀화)의 날개가 돋는 장면 같이 극의 중요한 에피소드라 판단했을 경우 만화같은 CG까지 서슴지 않고 취하는 결단력을 보였다.
또한 지난 13화 엔딩신에서 등장했던 크리스마스 카드신 '더할 나위 없었다, YES!'처럼 웹툰에선 자연스럽게 지나쳤던 장면도, 드라마에서는 영상이 함께 곁들여지며 원작의 감동을 배가시키기도 했다.

'닥터 프로스트'는 이와 다른 방향을 택했다. 주인공 프로스트 교수(송창의)가 천재 심리학자 교수이고, 타인의 감정을 전혀 공감하지 못하는 특성을 비롯해 그 곁에 생기 넘치는 심리학과 조교 윤성아(정은채)가 곁에 있다는 설정은 그대로다. 다만, 이를 OCN 특유의 수사극에 접목시켜 힐링 심리 수사극을 변화했다. 이에 따라 원작에는 없던 남태봉(성지루) 형사가 주요 인물로 추가됐다.
프로스트 교수가 상담으로 내담자가 가지고 있던 마음의 병을 알아내고 치유하는 데 원작의 이야기가 집중됐다면, 드라마에서는 마음의 병을 가진 사람들이 일으키는 범죄를 해결하는 모습에 더 초점이 모아졌다.
두 작품의 공통점도 물론 있다. '미생'과 '닥터 프로스트' 모두 원작 속 주요 캐릭터의 특징적인 외모 싱크로율을 맞추려는 데 고심한 제작진의 흔적이 엿보인다는 점이다. 이는 기존 웹툰의 원작팬들을 시청층으로 연결시키기 위한 노력의 일부다.
'미생' 속 한석률(변요한 분) 김대리(김대명), 그리고 각각의 에피소드에 등장했던 박대리(최귀화), 재무부장(황석정) 등은 만화를 찢고 나왔다 하여 '만찢남(녀)'이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다. 또 장그래(임시완), 오차장(이성민)처럼 외모보다는 캐릭터가 풍기는 분위기가 원작과 판박이다.
'닥터 프로스트' 역시 원작 프로스트 교수의 백발 이미지를 화면으로 옮겨오기 위해 주연배우 송창의가 자신의 헤어를 수 차례 탈색을 하는 노력을 쏟았고, 이후 더 높은 싱크로율을 위해 가발을 착용해 연기를 감행했다. 비록 원작 캐릭터와의 싱크로율에서는 다소 어긋난 감이 있지만, 노력 자체는 확실히 눈여겨볼 만한 부분이다.
프로스트의 대학동기였던 송선(이윤지)의 경우에는 원작자 이종범 작가가 애초 배우 이윤지를 모델로 해당 캐릭터를 그렸다는 점을 밝힌 만큼 높은 싱크로율을 보이고 있다.
현재 '미생'은 총 20회 중 이제 14회를 넘어선 상태다. 특히 '미생'은 원작을 즐겨봤던 기존 팬층은 물론 직장인의 애환을 그린 현실적인 스토리로 전 연령대 남녀 시청자에게 공감대를 형성하며 연일 시청률 상승세를 이어가며 신드롬을 일으켰다.
'닥터 프로스트'는 총 10회 중 이제 막 2회를 끝냈다. 현재로서는 이처럼 원작과 다소 다른 방향으로 휘어진 이야기에 시청자의 호불호가 엇갈리는 상황이다. '미생'과는 조금은 다른 리메이크법을 택한 '닥터 프로스트'가 남은 8회 동안 원작팬들은 물론 일반 시청자까지 매료시켜 '미생' 같은 인기를 거머쥐게 될지 주목된다.
gato@osen.co.kr
tvN, OCN 제공, '미생' '닥터 프로스트'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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