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규의 거미손, 삼성화재 7연승 원동력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12.01 22: 15

현역 최고의 센터라는 DNA는 아직 죽지 않았다. 삼성화재 센터 이선규(33)의 거미손이 삼성화재의 저력을 뒷받침하고 있다.
삼성화재는 1일 인천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대한항공과의 ‘2014-2015 NH농협 V-리그’ 2라운드 경기에서 1세트를 내주고도 나머지 세 세트를 내리 따내며 3-1로 승리했다. 삼성화재는 2라운드 마지막 경기인 우리카드와의 경기 결과와는 관계없이 2라운드 선두를 확정지었다.
에이스 레오가 결정적인 순간 제 몫을 하며 팀 공격을 이끌었지만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은 경기 후 “버티는 힘이 우리 쪽이 좀 더 강했던 것 같다”라고 했다. 그 중심에는 끈끈한 수비, 그리고 이선규의 블로킹이 있었다. 이선규는 이날 양팀 통틀어 가장 많은 4개의 블로킹을 잡아냈고 공격에서도 7점을 보태며 삼성화재의 분위기를 한껏 살려놨다.

지난 시즌 삼성화재로 이적한 뒤 적응기를 거친 이선규는 올 시즌 지태환 고희진과 함께 삼성화재의 센터진을 이끌며 변함없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이날 경기 전까지 속공 성공률 66.67%로 리그 2위, 세트당 블로킹에서는 0.64개로 리그 4위를 달리고 있다. 여전히 변치 않는 기량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삼성화재로서는 지난 시즌 이선규를 데려온 것이 또 하나의 ‘한 수’가 되기 직전이다.
경기 후 이선규는 “아무래도 산체스랑 신영수가 상대팀의 쌍포로 두 선수에 중점을 많이 뒀다. 초반에 신영수는 조금 잡혔는데 산체스가 잘 안 잡히더라. 그런데 산체스 공격을 하나둘씩 유효블로킹으로 해내니 산체스가 조금씩 처지는 것 같다”라며 경기를 돌아봤다. 이어 이선규는 “마지막에는 점수를 떠나 분위기가 많이 넘어오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선규의 어깨는 최근 더 무거워졌다. 오른쪽에서 높이를 쌓아주던 박철우가 군 입대를 하며 블로킹벽이 다소 낮아졌기 때문이다. 김명진은 다른 매력이 있는 선수지만 물리적인 높이가 높지는 않다. 상대 팀의 집중 타깃이 될 수밖에 없다. 중앙의 이선규가 더 많은 몫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선규는 큰 부담감보다는 김명진과 함께 자신들의 할 일을 다한다는 각오다. 이선규는 “박철우의 플레이가 있으면 김명진도 장점이 있다. 아기자기한 플레이가 강점”이라며 후배를 끌어안은 뒤 “감독님도 블로킹에 대해 크게 압박을 안 주신다. 그리고 오늘은 김명진도 블로킹을 잘했다. 센터니까 이야기를 많이 하면서 자신감 많이 주고 있다”며 선배의 의무를 불태웠다. 이선규가 있는 한 삼성화재의 방패는 쉽게 허물어지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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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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