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냉장고를 부탁해’ 녹화장에 있어 보니 이건 고문이다. 출연자를 제외한 스태프들은 셰프가 만든 음식을 먹지도 못하고 그저 냄새만 줄곧 맡고 있어야 한다. 매 라운드 요리를 할 때마다 새로운 음식냄새가 스튜디오를 가득 채워 뭐라도 입에 넣어야 하는 상황이 온다.
녹화가 진행되고 있는 스튜디오까지 가는 복도는 식기구로 가득하다. 모양이 독특한 접시부터 여러 개의 프라이팬, 믹서기, 냄비 등 다양한 식기구들이 놓여 있었고 셰프들을 돕는 어시스트들은 다음 요리에 필요한 도구들을 챙기고 있었다. 스튜디오에 들어서니 이곳이 음식점인지 녹화장인지 분간 할 수 없을 정도로 식욕을 당기는 냄새들이 풍겼다.
‘냉장고를 부탁해’의 성희성 PD는 “작가들과 PD 등 스태프들이 다 살이 쪘다. 남은 요리들을 먹기도 하고 맛있는 냄새가 나서 계속 군것질로 달래다 보니 살이 찌더라”며 웃었다.

‘냉장고를 부탁해’는 MC 김성주와 정형돈의 맛깔 나는 호흡과 식욕을 자극하는 음식, 15분 내에 요리를 완성해야 하는 긴장감까지 흥미로운 요소들을 다 갖추며 첫 방송이 호평 속에 2%의 시청률로 첫 발을 내딛었고 시청률이 서서히 상승하고 있는 상황이다.

◆ ‘냉장고를 부탁해’는 어떻게 얼마나 녹화할까
‘냉장고를 부탁해’ 1회 방송은 보통 5~6시간 정도 녹화가 이뤄지고 하루에 2회분을 녹화한다. 셰프 두 명씩 총 세 번의 대결이 펼쳐지는 가운데 라운드 당 대개 1시간 가까이 녹화를 진행, 오전에 시작해 밤늦게 끝난다. 이에 총 6번의 대결이 펼쳐지고 매 라운드마다 필요한 식기구로 교체하기 때문에 꽤 오랜 시간이 걸린다.
또한 ‘냉장고를 부탁해’ 방송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사방에 위치한 카메라들이 출연자들을 찍는다. 때문에 제작진은 카메라에 잡히지 않는 장소에 자리를 잡고 녹화를 진행한다. 카메라 감독들은 스튜디오에 쳐진 암막 커튼 뒤에서 커튼에 구멍을 내거나 2층에 자리를 잡고 최대한 방해가 되지 않게 촬영한다. 작가들과 PD들은 2층에서 전체 상황을 보고 컨트롤 한다. 그러나 음식 냄새를 가장 가까이서 맡을 수 있는 곳이라 식욕을 참기에는 힘든 장소다.
◆ 김성주·정형돈 현장 호흡은 어떨까
방송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MC 김성주와 정형돈의 호흡은 마치 두 개의 톱니바퀴가 완벽하게 맞물리는 듯하다. 두 사람의 멘트가 겹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서로 조금이라도 더 멘트를 하려고 욕심내지도 않고 적절하게 강약조절을 해가며 진행한다. 한 사람이 말하면 한 사람이 받아쳐주고 마치 탁구를 치듯 프로그램을 이끌고 간다.
장시간 진행되는 녹화에도 두 사람은 지치지 않았다. 이들은 쉬지 않고 이야기 하며 분위기를 쳐지지 않게 했다. 매 라운드에서 에너지 넘치는 진행을 선보여 지루할 틈이 없다.
또한 녹화 중 돌발 상황이 발생했지만 김성주는 전혀 당황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상황을 넘겼다. 정형돈은 역시 베테랑 예능인이었다. 첫 방송에서 ‘버터 절도’ 등 거침없는 단어선택으로 재미를 더한 정형돈은 이날도 화끈한 입담으로 분위기를 한껏 달궜다.
무엇보다 정형돈은 역시 ‘먹신’이었다. 요리를 마친 후 대기 시간 정형돈은 결국 자리에서 일어나 음식을 맛보고 감탄해 웃음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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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송이 기자 ouxou@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