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브리그에서 kt 위즈의 가장 큰 성과는 베테랑 센터라인을 구축했다는 것이다. 특별지명, FA를 통해 쏠쏠한 영입을 하면서 1군 무대를 위한 전력의 기틀을 다졌다. 이제 시즌 전까지 가능성을 시험하는 일만 남았다.
kt는 지난 11월 28일 10개 구단들 중에서 가장 바쁜 하루를 보냈다. 하루에만 12명의 선수를 보강하면서 팀 전력을 단숨에 향상시켰다. 특별지명을 통해 고른 포지션의 선수들을 뽑았고 부족한 부분은 FA 영입을 통해서 해결했다. 물론 팀 전력은 본격적인 스프링캠프가 시작돼야 가늠할 수 있겠지만 즉시 전력의 선수들을 영입했다는 것이 고무적이었다.
무엇보다 센터라인의 구축은 kt의 가장 큰 성과였다. kt는 보호선수 20인 외 특별지명을 통해서 의외의 대어를 낚았다. 바로 당장 리드오프에 주전 중견수로 활용할 수 있는 이대형을 KIA에서 지명한 것이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다. kt는 얼떨결에 3할 타자를 영입하면서 중견수 자리를 채울 수 있게 됐다.

이대형은 올 시즌 반등에 성공하면서 타율 3할2푼3리 1홈런 22도루 40타점 75득점을 마크했다. 15개의 도루 실패를 기록하는 등 기동력 면에서 아쉬운 점은 있었으나 1군 경험이 없는 kt에는 귀중한 자원이다. 넓은 수비 범위와 함께 빠른 발을 가졌기 때문에 활용 폭이 넓다. 리드오프가 아니더라도 주전 자리를 꿰찰 수 있는 선수다.
가장 관심을 모았던 포지션인 포수에는 용덕한이 지명 받았다. 롯데는 강민호, 장성우라는 주전급 포수를 갖추고 있다. 이들은 강력한 공격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용덕한 보다 앞섰다. 하지만 용덕한은 다른 구단에서 뛴다면 충분히 수비형 포수로서 가치가 있었다. 따라서 최종적으로 kt의 선택을 받을 수 있었다. 용덕한은 kt의 젊은 투수들을 이끌기에 가장 적합한 선수로 꼽힌다. 현재 kt 포수 중 경험 면에서 용덕한을 따라올 자는 없다.
아울러 kt는 FA 시장에서 2명의 내야수 박기혁, 박경수를 영입했다. 특별지명에서 즉시전력감의 유격수를 구하지 못했으나 박기혁이 시장에 나오면서 바로 영입에 착수했다. 여기에 2루수 박경수까지 데려오면서 키스톤콤비를 구축했다. 조범현 kt 감독이 주전으로 뛸 수 있는 선수에 대해 “아무도 없다”라고 말할 정도로 kt의 내야진 상황은 좋지 않았다. 그러나 FA 시장에서 2명의 베테랑 내야수를 확보하며 센터라인을 완성했다.
물론 센터라인을 형성한 4명의 선수들이 이전 구단에서 모두 주전으로 뛰었던 것은 아니다. 이대형을 제외하면 상황에 따라 경기에 나섰다. 특히 박기혁은 2009시즌 이후 많은 경기를 소화하지 못했고 하락세를 탄 것이 사실. 하지만 수비력에 있어선 기존 kt 선수들에 비해 낫다는 평가다. 이 외에 용덕한, 박경수, 이대형 모두 안정적인 수비력을 갖춘 편이다. 분명 이 주전급 선수들의 공격력에는 한계가 있다. 그러나 kt는 일단 수비의 기본 토대를 완성하는데 성공했다.
이제는 4명의 선수들이 자신의 가치를 직접 입증할 차례다. 경험이 많다고 해서 당장 주전으로 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kt에는 당장은 부족하지만 유망한 자원들이 수두룩하기 때문이다. 과연 새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4명의 베테랑 선수들이 올 겨울을 통해 기존 9개 구단에 맞설 수 있는 센터라인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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