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나에게 70~80점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전남에 와서 하석주 감독님을 만난 건 가장 큰 행운이었다."
지난 1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 열린 2014 현대오일뱅크 K리그 대상 시상식엔 수많은 별들이 참석했다. 3관왕(MVP, 득점왕, 베스트11) 이동국(전북)을 비롯해 내로라하는 별들이 자리를 빛냈다.
검은색 정장을 입고 유독 긴장을 하고 있는 이가 있었다. 광양의 로벤 안용우(23, 전남 드래곤즈)가 주인공이다. 올 시즌 프로무대에 데뷔해 31경기에 출전, 6골 6도움을 기록하며 전남의 7위에 크게 공헌했다.

안용우는 김승대(포항), 이재성(전북)과 함께 영플레이어상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또 임상협(부산), 고명진(서울), 이승기, 한교원(이상 전북) 등 K리그 최고의 미드필더들과 함께 베스트11 미드필더 후보에 선정됐다.
시상식 전 만난 안용우는 떨리는 목소리로 "후보에 들어 기분이 좋다. 축제이기 때문에 누가 상을 받든 축하해줄 생각"이라면서도 "마음은 비웠지만 주신다면 감사히 받겠다. 상금을 쓸 계획을 전혀 세우지 않았지만 상을 받고 싶다"며 미소를 지었다.
안용우는 또 "김병지, 현영민, 이종호 등 우리 팀에서 4명이나 참석할 수 있어서 기분이 좋다"면서 "올 시즌 팀이 6강에 못 들어 아쉽지만 나름대로 선전을 해서 괜찮다"고 웃었다.
안용우는 결국 단상에 오르지는 못했다. 하지만 올 시즌 가장 빛난 신인 중 한 명임은 분명했다. "개인적으로 부상이 없어 좋았다. 더 잘할 수 있었는데 하는 아쉬움도 있다. 내년엔 더 발전돤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안용우는 "올 시즌 나에게 70~80점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아직 배울 게 더 많다"며 겸손의 미덕을 보였다.
안용우에게 2014년은 잊지 못할 한 해다. 프로에서의 활약으로 이름을 알리며 23세 이하로 꾸려지는 2014 인천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승선했다. 28년 만에 귀중한 한국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안용우는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딸 수 있었던 건 나에겐 정말 큰 행운이었다"면서 "아시안게임 출전과 금메달로 한 단계 발전할 수 있었다. 앞으로 더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안용우는 올 시즌을 끝으로 사령탑에서 물러난 하석주 전 전남 감독에게도 애정 있는 말을 남겼다. "전남에 와서 하석주 감독님을 만난 건 가장 큰 행운이었다. 감독님에게 많은 것을 배웠다. 아직도 배울 게 많은데 개인적인 사정으로 갑자기 팀을 떠나게 돼 많이 아쉽다. 감독님이 떠나기 전 해줬던 '잘될수록 더 겸손하고 끝까지 노력하라'는 말을 가슴 깊이 새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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