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사가 필요해’ 신치용, 심장과의 전쟁 돌입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12.02 07: 26

“선수들의 자신감이 떨어진다”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매년 강조하고, 또 보완해야 할 부분으로 뽑지만 좀처럼 해결되지 않는 난제가 있기 때문이다. 바로 삼성화재를 이끌어 가야 할 차세대 스타들의 ‘심장’ 문제다. 그리고 간판 공격수 중 하나였던 박철우가 군 복무로 잠시 팀을 떠난 지금, 이는 팀의 명운을 쥔 문제가 됐다. 신 감독의 머리도 복잡해지고 있다.
삼성화재는 1일 인천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대한항공과의 경기에서 끈끈한 수비의 힘을 앞세워 3-1 역전승을 거두고 7연승을 내달렸다. 이로써 삼성화재는 승점 27점을 확보, 남은 우리카드와의 경기 결과와는 관계없이 2라운드 선두를 확정지었다. 매년 “우리 팀의 전력이 약하다”라고 하지만 팀으로 뭉쳐 성과를 내는 삼성화재의 저력은 올 시즌에도 유효한 모습이다.

하지만 불안감도 있다. 신 감독은 1일 경기를 앞두고 “박철우가 빠져서 고민이 크다”라고 했다. 박철우는 토종 공격수를 대표하는 선수 중 하나이자 매 경기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릴 수 있는 자원이다. 여기에 블로킹 벽도 높아 상대 레프트 공격을 봉쇄하는 데도 일익을 담당했다. 그 어떤 팀도 박철우와 같은 자원이 빠지면 고민을 하는 것이 당연하다. 여기에 삼성화재는 매년 1위를 하다보니 선수층이 아주 두껍다고는 할 수 없는 팀이다. 박철우 공백 메우기가 더 큰 화제로 떠오른 이유다.
대체 선수들은 있다. 레프트에는 고준용과 류윤식, 라이트에는 김명진이 있다. 세 선수 모두 잠재력을 인정받고 있는 삼성화재의 차세대 기수들이다. 그러나 신 감독의 눈에는 차지 않는다. “자신감이 떨어진다”는 이유다. 신 감독은 “선수들이 참 착하다. 그러다보니 자신감이 떨어지는 부분이 있다. 선수는 선수 기질이 있어야 한다”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 이른바 주전 도약 대기군 선수들의 단점을 지적하는 신 감독의 레퍼토리는 올해도 똑같다.
박철우가 있을 때와 없을 때의 마음가짐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박철우가 있을 때는 어디까지나 경기 흐름을 바꾸는 역할이었다. 부담감이 크지 않았다. 그러나 박철우가 빠지자 “내가 주역이 되어야 한다”라는 생각에 부담이 커지고 급기야 불안감까지 생긴다는 게 신 감독의 진단이다. 신 감독은 박철우의 대안에 대해 “아직 판단이 안 된다. 고준용과 김명진은 불안해 하는 게 있다”라고 했다. 최근에는 선수들이 ‘피곤하다’라는 말도 했다고 덧붙였다. 신 감독은 “지금 시점에 피곤해 할 나이들은 아니다. 경기 불안감이 있다는 의미”라고 잘라 말했다.
하지만 우승을 위해서는 이겨내야 할 과제다. 신 감독도 이 선수들의 심장과 전쟁을 벌이고 있다. 1일 경기 전 미팅 때도 자신감을 강조했다. 신 감독은 “숙소에서 TV를 틀었는데 영화 가 나오더라. 선수들에게 ‘투사가 되지 않으면 승부를 할 수 없다. 질 때 지더라도 해보고 결과를 받아들이자’라고 독려했다”며 쉽지 않다는 듯 너털웃음을 지었다. 그만큼 이 선수들의 성장이 중요하다는 의미도 된다. 이 선수들이 전사로 바뀌지 못한다면 삼성화재의 8연패 도전도 그만큼 고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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