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도 (준플레이오프) 여운이 가시지 않아서 아쉬움이 크네요."
시상식이 처음이라는 최진호(25, 강원)는 긴장한 얼굴이었다. 지난 1일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2014 현대오일뱅크 K리그 대상 시상식에 참석한 최진호는 "잠 한 숨도 못자고 왔다. 올해 처음이다보니 긴장 반 설렘 반이다"며 굳은 얼굴로 웃었다.
최진호는 아드리아누(대전) 알렉스(강원)와 함께 올시즌 K리그 챌린지 MVP 후보에 올랐다. 토종 MVP 후보로서 자신감을 보여달라는 말에도 최진호는 묵묵히 고개만 저었다. "과분한 관심을 받아서 후보에 올랐는데 개인적인 욕심은 없다. 도움상만으로도 영광이다"라고 답한 최진호는 말 끝에 "팀이 원하는 것을 이루지 못해서..."라고 짧게 이유를 하나 더 달았다.

강원은 지난달 22일 원주종합경기장에서 벌어진 현대오일뱅크 K리그 챌린지 2014 준플레이오프에서 후반 8분 터진 김호남의 결승골에 0-1로 패해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강원을 꺾은 광주FC는 플레이오프서 안산 경찰청까지 넘고 경남FC와 승강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있는 상태다.
최진호는 "지금까지도 여운이 가시지 않아서 아쉬움이 크다. 내년 시즌 각오보다도 후유증을 빨리 씻고 돌아오는 것이 급선무"라며 승격을 향한 꿈이 좌절된 아쉬움을 드러냈다. 올해를 한 마디로 정리해달라는 말에도 망설임없이 "아쉬움"이라고 대답한 후 "너무 현실적인가요"라고 쓴웃음을 지었을 정도.
챌린지 무대의 만만치 않음을 잘 알고 있기에 더욱 그럴 수밖에 없다. 최진호는 "옛날에는 클래식과 챌린지 차이가 매우 크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가면 갈수록 차이가 줄어드는 것 같다. 그만큼 K리그 자체가 발전했고, 아시아 최고의 리그에 걸맞게 더 발전해나가는 것 같다"며 1부리그든 2부리그든 경쟁이 치열하다는 사실을 거듭 강조했다.
자연히 내년 시즌에 대한 의지가 강해질 수밖에 없다. 최진호는 "팀에 대한 헌신으로 목표를 이루겠다. 두번째, 세번째는 없어도 오직 헌신 하나만으로도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며 팀을 위한 시즌을 보내겠다고 굳은 각오를 다졌다.
한편, 이날 최진호는 챌린지 베스트11 미드필더 부문에 선정되며 개인 2관왕에 올랐다. 운이 좋고 동료들의 도움이 있어서 여기까지 왔기에 혼자 주목 받는 것 같아 미안하다는 최진호는 "돌아가면 상금으로 회를 쏘기로 했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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