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열, 대체 매력이 뭐니
OSEN 이혜린 기자
발행 2014.12.02 11: 37

[OSEN=이혜린의 스타라떼] 유희열의 가장 큰 덕목은 '과하지 않음'이다.
고집스런 음악인의 면모도, 짓궂은 '감성변태'의 면모도, 과하지 않은 선을 지켜내면서 충분히 어필할 수 있는 균형감각이 돋보인다.
이는 그가 지난해 방송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을 당시 일각에서 제기했던 이미지 소모에 대한 우려를 보란듯이 이겨낼 수 있는 요인이 될 수 있었다.

지난 1일 SBS '힐링캠프'에 출연해 양현석에 대해 '돌직구 질문'을 날린 그의 모습에서도 이는 잘 드러난다. 그는 이날 방송에서 양현석과 YG에 대한 매우 예민한 질문을 맡았다. '사건 사고의 아이콘이 돼가고 있다는 말이 있다', '정재계 인맥이 좋아서 사고가 잘 넘어간다' 등의 내용이었는데 그 내용보다 인상적인 건 이때 보여준 유희열의 태도였다.
그는 웃고 있었지만 가벼워보이지 않았고, 직설적인 질문을 했지만 사나워보이지 않았다. 쉬워보이지만 매우 어려운 일이다.
이같이 진지하면서도 재밌는 그의 성격은 SBS 'K팝스타'에서도 잘 드러난다. YG, JYP에 비해 매우 영세한 안테나뮤직을 대표해 참여 중인 그는 이러한 자신의 처지를 유쾌하게 자조하면서도 양현석과 박진영의 의견이 너무나 일치하는 순간에 "이들의 의견에 따를 필요는 없다"고 정색하는 역할을 해낸다.
의견이 정반대로 갈려도, 긴장감은 높아지되 갈등이 생기지 않는 건 유희열 특유의 여린 캐릭터의 덕이 크다. 단호한 그의 말은 차가운 이미지가 완전히 반전되는 '잇몸 웃음', 왜소한 체격과 어우러져 위압감을 전혀 주지 않는다. 오디션 심사위원들이 본의와 관계 없이 독설, 악평 등으로 자신의 비호감 지수까지 높일 위험이 큰데, 유희열은 이 부문에 있어서만큼은 매우 유리한 조건을 갖춘 것으로 볼 수 있다.
그의 능청맞아서 공격적이지 않은 성격은 지난 10월 진행된 KBS '유희열의 스케치북' 녹화에서도 빛났다. 신해철의 사망 소식을 접하고 겨우 하루만에 서태지의 녹화가 진행됐는데, 그는 안타까운 소식을 전하면서도 이 프로그램에 첫 걸음을 해준 서태지와의 대화를 끌어내는데 무리가 없었다. 현장에서 이를 지켜본 한 관계자는 "현재로선 가장 부담스러운 이야기를 가장 부담스럽지 않게 할 수 있는 방송인이 아닐까 싶다"고 놀라워했다.
고학력의 뮤지션이라는 스펙이 유발하는 특유의 '까칠한' 이미지도 그에게는 많이 상쇄된 상태. 앞서 방송된 tvN '꽃보다 청춘' 덕이 크다. 그는 이 프로그램에서 의외로 가장 '더럽고' 털털한 모습으로 놀라움을 선사했다. 무던하고 무심해보이기까지 하는 그의 모습은 특유의 '해치지 않아요'표 외모와 시너지를 내며 섬세함과 털털함이 공존하는 매력적인 캐릭터를 완성했다. 
조금만 작위적이었다면, 곧바로 이미지 소모로 이어졌겠지만 그는 일관적인 캐릭터를 잘 유지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예능에서의 모습과 실제 성격이 거의 일치한다고 보면 된다. 원래 성격대로 하다보니, 시청자들도 자연스럽게 잘 받아들여주시는 것 같다"고 풀이했다.
흔들리지 않는 음악적 행보도 그의 전성기를 탄탄히 뒷받침 하고 있다. 아무리 이름 있는 컴백이라해도 음악이 별로면 하루 이틀만에 '차트아웃'되는 상황에서 그는 다수의 7집 수록곡을 상위권에 올려놓고 있다.
음악과 방송이 시너지를 낼만한 매력과 저력을 확실히 입증한 그는 이제, 진짜 전성기를 열어젖힐 준비를 끝낸 것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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