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이형종 타자전향, “그래도 역시 야구”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4.12.02 11: 49

LG 트윈스 이형종(25)이 타자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이형종은 최정우 재활군 총괄 코치와 함께 배트와 외야수 글러브를 잡았다. 2008년 프로입단 후 6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20대 중반. 앞으로 야구를 할 수 있는 시간은 10년이 넘게 남았다. 지난 1일 이형종은 “그래도 역시 나는 야구를 해야 한다”고 다짐했다.
이형종은 배트를 잡은 이유에 대해 “꾸준히 어깨와 팔꿈치가 아팠다. 부상과 재활이 반복되다보니 위축되고 결국에는 타자를 해보기로 마음먹었다. 사실 쉽지는 않았다. 어릴 적부터 투수 포지션에 대한 애정이 컸다. 야구에서 가장 돋보이는 자리니까 더 그랬던 것 같다”며 “타자를 하다 보니 통증이 줄어들었다. 어깨와 팔꿈치에 통증이 있기는 해도 참을 수 있는 정도다”고 말했다.

이형종은 2008년 당해 신인 최다 계약금 4억3000만원을 받고 LG 유니폼을 입었다. 고교 시절 150km를 상회하는 패스트볼과 각도 큰 슬라이더도 일찍이 신인 최대어로 꼽혔다.
그러나 프로무대에선 오른쪽 팔꿈치 통증으로 수술과 재활을 반복했다. 여전히 이형종의 최근 1군 무대 출장은 2010년 5월 23일 잠실 두산전이다. 통산 두 경기 선발 등판이 1군 기록의 전부다. 2010년 5월 16일 잠실 롯데전에서 5이닝 2실점 6탈삼진으로 승리투수가 됐지만, 5월 23일 잠실 두산전에서 4⅔이닝 5실점으로 부진했고 팔꿈치 통증으로 유니폼을 벗기까지 했다.
우여곡절 끝에 군복무를 마치고 팀에 합류, 2012년 11월부터 1군 무대를 바라봤다. 꾸준히 2군 경기서 마운드에 올랐는데, 부상악령은 여전히 이형종의 발목을 잡았다. 이형종으로선 야수도전이 곧 마지막 도전인 셈이다. 양상문 감독 또한 “형종이에게 크게 다짐한 만큼, 투수에 미련을 갖지 않도록 열심히 해보라고 했다”며 이형종이 부상을 극복하기를 바랐다. 
이형종은 “두 달 전부터 외야수로 수비와 타격 훈련을 시작했다. 이번에 새로 오신 최 코치님이 정말 많이 도와주고 계신다. 외야수비는 어느 정도 잘 되고 있다. 중·고등학교 때도 투수와 겸업을 해왔기 때문에 당시의 기분이 든다. 타구 포착과 송구 모두 자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이형종은 “타격은 역시 힘들다. 6년의 공백을 여실히 느끼고 있다. 그래도 최 코치님이 꾸준히 자신감을 심어주신다. 타자로 포지션을 이동하는 것은 내게도 모험이지만, 지도하는 코치님들에게도 쉽지 않는 일이다. 그럼에도 꾸준히 용기를 주시고 계신다”고 최정우 코치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물론 아직 갈 길이 멀다. 이형종 역시 1군 무대서 타자로 그라운드에 설 명확한 시점을 이야기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계속 야구를 할 수 있다는 사실에 기뻐했다. 한 때 스스로 야구를 포기했었지만, 지금은 자기가 있어야 하는 곳에 돌아왔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
이형종은 “아직은 1군 무대서 어느 투수의 공을 치고 싶다는 생각은 없다. 차분히 단계별로 밟아갈 것이다. 2군이든 3군이든 타자로 데뷔하는 날을 위해 열심히 준비하겠다”며 “투수든 타자든 야구를 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요즘 들어 그래도 역시 나는 야구를 해야 한다고 느끼고 있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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