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우 “동안 이미지 손해..오디션 수백 번 떨어져”[인터뷰]
OSEN 권지영 기자
발행 2014.12.02 15: 50

배우 현우(29)가 KBS 1TV 일일드라마 ‘고양이는 있다’를 통해 또 한 단계 성장했다. 매 작품 주조연을 가리지 않고 자신이 맡은 바 최선을 다하는 성실한 배우 현우. 상큼한 미소가 매력 포인트인 그는 ‘고양이는 있다’를 통해 한층 더 성숙해진 면모로 시선을 끌었다. 무려 119회라는 긴 호흡의 극을 이끌어온 현우는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갈등하던 20대 순수 청년으로 열연, 다채로운 매력으로 호평을 이끌어냈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었다. 첫 주인공이라 애정도 많았다. 끝나서 아쉽다. 연기하면서 부족한 게 많았다. 주인공으로서 극을 이끌면서 좋은 모습을 더 보였어야 했는데, 끝나고 나면 항상 최선을 다하지 않은 게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든다. 나한테도 미안하고 시청자, 스태프에게도 미안하다.”
하지만 현우의 겸손한 말과는 달리, '고양이는 있다'는 27.2%라는 자체 최고 시청률(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을 기록하는 등 시청자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KBS 1TV 저녁 일일극임을 감안할 때 뛰어난 성과는 아니지만, 시청자의 기대에 부응하는 흥미로운 극을 그려냈다는 것의 방증이라고 볼 수는 있다.

“시청률은 지금까지 내가 했던 작품 중에는 가장 잘 나왔다. 젊어진 일일극이 낯설 수도 있는데, 많은 분들이 초반에 관심을 안 두시다가 중후반부터 관심을 가져주셔서 많이 분발했고 욕심도 났다. 생각한대로 되지 않는 것 같아 힘들기도 했다. 동료들과 함께 이야기 하면서 조급함이 가라앉지 않았나, 싶다. 특히 선생님들께서 연기적으로 부담 갖지 말라고, 함께 가는 거라고 말씀해주셨다. 일일드라마의 첫 주연으로서 내가 뭔가 더 해야 하지 않을까, 뭔가 더 있지 않을까, 라고 생각했는데, 함께 하는 방법을 배운 것 같다.”
특히 현우는 호흡이 긴 일일드라마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자주 눈에 띄고 싶었다”는 간단한 대답으로, 연기자로서의 마음가짐 또 연기에 대한 열정을 엿보게 했다.
“자주 눈에 띄고 싶었다. 시청자에 자주 인사를 드리고 싶었다. 오랫동안 작품을 할 수 있으니 그만큼 더 공부할 수 있겠구나, 싶었다. 스스로 도움이 많이 됐다. 확실히 더 많은 것을 이해할 수 있게 됐다. 예전에는 두 개까지만 알았다면, 이제는 세 개까지 보인다. 시야가 조금 더 넓어진 것 같다.”
또한 2008년 영화 ‘쌍화점’으로 데뷔, 드라마 ‘파스타’, ‘뿌리 깊은 나무’, ‘청담동 살아요’, ‘못난이 주의보’, ‘더 바이러스’, ‘갑동이’ 등에 출연한 현우는 본인의 동안 이미지와 관련한 솔직한 속내를 털어놔 관심을 끌기도 했다. 지난 2007년 제대해 벌써 예비군 훈련 기간도 끝났지만, 여전히 어려 보이는 외모가 연기 활동을 하는데 제약이 있다는 설명이다.
“동안 이미지가 좋을 수도 있지만, 연기적인 면에서 손해를 보는 것도 있다. 연기 하고 싶은 캐릭터가 있어도 어려 보여서 안 될 때가 있다. 오디션을 정말 많이 봤는데, 수백 번을 떨어졌다. 내가 대학생인데도 대학생 역할을 못 하는 거다. ‘파스타’를 했을 때도 내가 첫째를 하고 싶어도, 둘째보다 나이가 많아도, 막내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런 게 쌓이다보면 서운한 생각도 든다. 동안 이미지 때문에 밝은 캐릭터가 많이 온다. 그래서 지금은 여러 가지 역할을 연기하면서 공부하고 있다. 폭 넓은 캐릭터를 연기 해보고 싶다. 악역을 하면 지금 이미지를 벗을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다른 가능성을 보여주게 되면 그 중간 캐릭터도 맡을 수 있지 않을까.”
밝고 선한 이미지로 많은 사랑을 받는 현우지만 고정된 이미지에 대한 고민, 또 그것을 깨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이어가는 그는 매 작품을 통해 항상 배우고 있다고 전했다.
“좀 더 잘 할 수 있는 부분이 분명히 있었는데, 라는 아쉬움이 남아서 다음 작품에서는 성장하는 것 같다. 그런데 그 다음 작품에서도 또 아쉬운 점을 발견하고, 또 다시 채우고. 그렇게 단계를 밟는 것 같다. 혼자 반짝거리는 배우가 아니라, 어디에 놔둬도 조화롭게 어울리는 배우가 정말 좋은 배우라고 생각한다. 그런 배우가 되고 싶다. 주인공 안 하겠다는 건 아니다. 하하. 늘 부족하지만 열심히 하고 있으니 좋은 모습만 기억해달라. 다음엔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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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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