릭 밴덴헐크, 더스틴 니퍼트 등이 일본프로야구 진출설이 꾸준히 나오고 있는 가운데 역으로 일본프로야구에서 한국으로 올 외국인선수들은 없을까.
일본야구기구(NBP)는 2일 2015년도 보류선수 명단을 공시했다. 보류선수 명단에서 빠진 선수는 자유계약 신분이 된다. 외국인선수는 총 26명이 제외됐다. 원소속팀으로부터 방출됐지만 실적이 있는 선수들은 일본 내에서 새로운 팀을 구할 수 있다. 반면 그렇지 않은 선수들은 또 다른 리그를 물색해야 한다.
익숙한 이름도 눈에 띈다. 2005~2006년 KIA에서 활약한 우완 세스 그레이싱어가 지바 롯데 마린스에서 방출됐고, 2011년 KIA에서 뛰었던 좌완 트레비스 블랙클리도 이번에 라쿠텐 골든이글스와 재계약에 실패했다. 1년 전 이맘때 '재팬드림'을 안고 대한해협을 건넜던 2013년 한국프로야구 다승왕 크리스 세든도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1년 만에 방출됐다. SK의 재계약을 거부하고 일본 진출한 세든에 대해서는 SK가 보유권을 갖고 있다.

그 외에도 상당수 선수들이 일본에서는 빛을 보지 못했지만 한국이라면 또 다를 수 있다. 외국인 스카우트 관계자는 "일본은 외국인선수를 한도 없이 많이 보유할 수 있다. 이 선수가 안 되면 다른 선수가 있다. 기회를 많이 주지 않는다. 선수가 적응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며 "아시아 야구를 경험한 만큼 한국에선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역대로 일본프로야구에서 건너온 외국인선수들이 한국에서 좋은 활약을 한 사례가 상당히 많았다. 2001년 삼성 발비노 갈베스, 2005~2008년 두산 맷 랜들, 2009년 KIA 릭 구톰슨, 2007~2008년 LG 2013~2014년 롯데 크리스 옥스프링 등 강한 인상을 남긴 외국인 투수들이 모두 일본에서 먼저 뛰었다.
이외에도 2003년 현대 셰인 바워스, 2004년 현대 마이크 피어리, 2005년 삼성 마틴 바르가스, 2007년 SK 케니 레이번과 마이클 로마노, 2007년 한화 세드릭 바워스, 2010년 넥센 애드리언 번사이드, 2012년 KIA 앤서니 르루가 일본 출신 외국인선수로 두 자릿수 승수를 올리며 기본적인 활약을 했다.
외국인 타자 중에서도 1998년 현대 스캇 쿨바, 2003년 SK 에디 디아즈, 2008~2010년 롯데와 2011년 한화 카림 가르시아, 2008~2009년 LG 로베르토 페타지니도 한국에 오기 전에 일본을 먼저 거쳤다. 전성기가 지난 나이에도 일본에서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에서도 녹슬지 않은 실력을 과시한 바 있다.
물론 모두가 성공하는 건 아니다. 실패 사례도 적지 않았다. 당장 올해만 봐도 KIA 투수 데니스 홀튼과 롯데 타자 루이스 히메네스가 NPB 출신 타이틀을 달고 한국에 왔으나 실패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실패보다는 성공 확률이 높았던 만큼 일본에서 방출된 외국인선수들의 한국행 가능성을 지켜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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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든-트레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