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투수 송은범(30)이 한화와 전격 계약했다.
한화는 2일 타구단 협상 마감 이틀을 남겨두고 FA 송은범과 4년 총액 34억원에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계약금 12억원, 연봉 4억5000만원, 옵션 4억원의 조건이다. 지난달 28일 권혁과 계약한 한화는 송은범까지 데려오는데 성공했다. 지난해 정근우와 이용규를 영입한 데 이어 2년 연속 외부 FA 2명 영입으로 전력 보강을 이뤘다. KIA와 재계약에 실패하고 시장에 나온 송은범은 SK 시절 은사였던 김성근 감독과 3년 만에 재회했다.
한화와 계약을 체결한 후 송은범은 "먼저 한화 이글스 구단에서 나를 뽑아준 것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김성근 감독님과 만나 설레이고 기대도 된다. 말보다는 실력으로 보여주겠다"고 입단 소감을 밝혔다.

송은범은 원소속구단 KIA와 우선협상기간 동안 큰 의견 차이만 확인하고 협상 테이블을 접었다. 일찌감치 시장에 나오게 된 송은범을 향해 한화가 달려들었다. 비록 최근 2년의 성적은 좋지 않았지만 충분히 반등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무엇보다 김성근 감독 체제에 힘을 실어줄 전력 보강이 필요했고, 김 감독의 SK 시절 제자 송은범을 데려오는 데 성공했다.
인천 동산고 출신으로 지난 2003년 1차 지명으로 SK에 입단한 송은범은 2012년 KIA로 트레이드되는 등 12시즌 통산 353경기 68승56패18세이브24홀드 평균자책점 4.25 탈삼진 639개를 기록했다. 그러나 KIA 이적 이후 최근 2년간 부진에 시달렸는데 올해도 27경기 4승8패 평균자책점 7.32로 기대이하 투구로 아쉬움을 나타냈다.
특히 송은범은 김성근 감독과 재회로 눈길을 끌고 있다. 송은범은 지난 2007~2011년 5년 동안 SK에서 김성근 감독 밑에서 뛰었다. 이 기간 송은범은 유망주에서 리그 정상급 투수로 성장했다. 2009년 12승3패 평균자책점 3.13, 2010년 44경기 8승5패8세이브4홀드 평균자책점 2.30으로 위력을 떨쳤다.
그러나 김성근 감독이 시즌 중 SK를 떠난 2011년부터 조금씩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2011년부터 올해까지 최근 4년간 한 번도 규정이닝을 던지지 못했다. 결국 2012년 5월 트레이드를 통해 정든 SK를 떠나 KIA로 이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번 시작된 하락세는 좀처럼 멈추지 않았다.
2013년 1승7패5세이브6홀드 평균자책점 7.35에 그친 송은범은 FA 권리 행사를 유보하며 올 시즌을 준비했으나 27경기 4승8패 평균자책점 7.32에 그쳤다. 더 이상 FA를 늦출 수 없었던 그는 그러나 원소속구단 KIA와 큰 이견차만 확인하고 시장에 나왔고, 한화와 협상 끝에 계약했다.
지난 2년 동안 송은범은 이해할 수 없는 부진에 시달렸다. 볼 스피드는 변함없이 150km 안팎으로 빠르게 나오는데 그 좋았던 투구 밸런스를 좀처럼 찾지 못했다. 오죽 답답했으면 SK 시절 고양 원더스에 있던 김 감독을 직접 찾아가 조언을 구했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그랬던 두 사람이 이제 다시 한 팀에서 뭉쳤다. 이번에는 SK가 아닌 한화로 팀이 달라졌지만 서로 바라보는 지향점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 투수 하나라도 더 필요했던 한화는 송은범이 필요했고, 송은범도 재기를 위해서는 자신을 잘 아는 지도자가 절실했다. 김성근 감독과 재회함에 따라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높아졌다. 투수력이 약한 한화에 어떤 식으로든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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